해외에서 결혼식을 진행한다면 어떤 기분일 것 같나요?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약속하는 것은 굉장히 특별하게 느껴질 것 같은데요. 작년, 뉴욕의 한 레스토랑에서 식을 올린 사랑스러운 부부가 있습니다. 둘은 모두 한국인이지만 결혼식도, 신혼 생활도 모두 뉴욕에서 꾸리고 있는데요. 친정은 한국에, 시댁은 캐나다에, 부부는 미국 뉴욕에서 살고 있는 글로벌한 부부 이지연 씨와 이상수 씨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어려서부터 유학 생활 시작
대학, 직장 모두 뉴욕에 위치

지연 씨는 뉴욕에서 대학을 졸업해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며 상수 씨는 심장 내과 펠로우로 일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어려서부터 타지에서 생활을 시작했는데요. 한국 생활이 길지 않지만 새로운 지식을 쌓는 일에 흥미가 있는 상수 씨 덕분에 한국은 물론 여러 나라들의 문화와 역사 등에 대해 꾸준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헬스, 스포츠 관람, 여행 등 다양한 취미 활동을 즐기며 뉴욕에서 생활하고 있죠.

상수 씨, SNS 통해 먼저 연락
2년 2개월 만에 요트 프러포즈

두 사람은 지인의 집들이 파티에서 우연히 처음 만났습니다. 지연 씨의 옆자리에 앉았던 상수 씨는 계속해 대화를 걸었고 파티가 끝난 후 SNS를 통해 먼저 연락을 했죠. 그렇게 연락처를 교환했고 몇 번의 데이트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해 교제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년 2개월의 연애를 마치고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묻자 지연 씨는 두 가지 대답을 했습니다. 첫 번째는 부모님의 인정이었죠. 사실 오랜 기간 타지 생활을 하며 지연 씨의 연애 상대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었던 부모님은 상수 씨에게 유난히 호기심을 가졌는데요. 그렇게 부모님과 상수 씨의 만남이 성사되었고 부모님은 “상수 참 좋다. 사람이 가벼워 보이지 않고 무거워 보이더라.”라며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instagram@jiji___bae

두 번째는 상수 씨의 세심함이었는데요. 상수 씨는 뉴욕에서 신장결석으로 배가 너무 아파 응급실을 찾으려던 지연 씨의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달려왔습니다. 이후 본인이 아는 응급실, 의사, 의학 용어들을 총동원해 지연 씨의 건강을 세심히 살폈죠. 타지였기에 더욱 당황스러웠지만 지연 씨는 ‘내가 정말 믿고 의지할 수 있다는 사람이 있어 참 고맙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둘은 2년 2개월 만에 결혼을 결심했죠.

응급실에서 퇴원 후 다음 날, 지연 씨는 친구들과 예약했던 요트 투어에 가게 되었습니다. 요트 위에서 풍경을 즐기던 중 브루노 마스의 ‘marry me’가 들려왔고 영화처럼 상수 씨가 등장했는데요. 그는 무릎을 꿇고 지연 씨에게 프러포즈를 했습니다. 덕분에 지연 씨는 아름다운 노을을 배경으로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죠. 컨디션이 좋지 않아 대충 준비하고 나간 점이 너무 아쉬웠다고 이야기했어요.

드레스, 티아라, 식장까지
하객? “한국인 반, 외국인 반”

“플래너, 드레스 대여 이런 개념이 하나도 없어요.” 양가 부모님들 마저 각자 다른 곳에 살고 있는 두 사람은 결혼식 장소를 뉴욕으로 선택했습니다. 한국과는 다른 결혼식 준비를 위해 발품을 팔아야 했죠. 웨딩 촬영의 개념 역시 한국과 달라 두 사람은 갖고 있던 흰 원피스와 정장을 입고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에서 사진을 남겼습니다. 이후 그리스에서 준비한 드레스를 입고 또 다른 분위기의 웨딩 촬영을 진행했죠.

지연 씨는 자리 배치 안내 카드, 꽃 장식, 조명, 테이블보까지 하나하나 세심히 예약하고 연락해 준비했다고 하는데요.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식장, 데코, 드레스였습니다. 드레스와 티아라, 베일 역시 모두 구입해야 하는 방식이라 금전적으로 부담을 느껴 조금은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힘들게 준비한 만큼 하객들이 디테일한 요소들까지 모두 알아준 덕분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했어요.

instagram@jiji___bae

사실 두 사람은 모두 뉴욕에서 오래 살아 한국에서 오는 하객은 지연 씨의 부모님이 유일했습니다. 한국에서 식을 올리지 않은 이유 중 하나였죠. 지연 씨의 친구들은 한국인이지만 모두 미국에 거주하고 있었고 상수 씨의 친구들은 함께 공부했던 동기, 친구들이라 캐나다인과 미국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덕분에 뉴욕에서 색다른 분위기로 함께 식을 진행할 수 있었죠

3년 후 2세 계획 있어
당분간은 여행 + 일 병행

지연 씨에게 뉴욕 신혼 생활의 장점에 대해 묻자 오로지 두 사람만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반대로 양가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있어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아쉽다는 단점도 있었죠. 앞으로 3년 뒤 2세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둘은 그전까진 휴가 때 알차게 여행을 다니며 예쁜 사진들을 남길 계획입니다. 지연 씨는 “젊을 때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즐기고 나이가 들면서 또 그 나이에 맞는 것들을 즐기는 게 저희 목표죠.”라고 이야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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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에서 만나 더욱 애틋한 지연 씨와 상수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결혼 시기에 있어 의견 차이가 있었던 둘에게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독자들을 위해 한마디를 부탁했는데요. 지연 씨는 “결혼에 대한 시기를 고민할 필요는 없어요. 정말 이 사람이다 싶으면 연애 기간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죠.”라며 똑 부러지는 답변을 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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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사랑보단 은은한 사랑을 선호하는 두 사람은 “억지로 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되는 게 사랑인 것 같아요. 내가 아닌 척 연기를 하고 있다면 진짜 사랑이 아닌 거죠. 아마 본인 짝은 따로 있을 겁니다.”라며 단단한 결혼관을 드러냈습니다.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주며 타지에서 달콤한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는 지연 씨, 상수 씨 부부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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