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세계 최대 부호 아마존 CEO 제프 베이조스와 매켄지 베이조스는 이혼 소식을 전했습니다. 제프 베이 조스는 자신이 보유한 아마존 지분의 25%를 매켄지에게 넘기기로 합의했는데요. 매켄지의 주식 평가액이 356억 달러, 한화로 약 40조 5000억 원에 달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역사상 가장 비싼 이혼으로 남게 되었죠.

국내 재계에서도 수 조원이 걸린 이혼 전쟁이 한창입니다. 삼성가의 이부진 사장의 뒤를 이어 SK 최태원 회장 역시 1조 원대 재산분할을 두고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대립하고 있는데요. 가정을 지키기 위해 이혼을 거절했던 노 관장이 최 회장을 상대로 이혼 소송에 대한 반소를 제기했죠. 진흙탕 싸움이 되어버린 두 사람의 이혼 소송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유학 중 처음 만나 결혼 골인
언론사에 심경 고백한 최 회장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시카고대 유학 중 만나 교제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식을 올리며 재벌 총수의 장남과 대통령의 딸의 만남으로 세간에 주목을 받았는데요. 결혼 이후 최 회장의 선경 그룹이 현 SK 그룹으로 성장하기까지 당시 장인이었던 노태우 대통령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란 평가도 있습니다. 실제로 선경 그룹은 두 사람이 결혼한 지 1년 만에 제2이동 통신사에 선정되며 특혜 의혹을 받았는데요. 최 회장과 노 관장 역시 여러 사건에 연루되어 함께 검찰 조사를 받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20년이 넘도록 결혼 생활을 이어왔지만 2015년 최 회장이 한 언론사에 보낸 편지로 상황이 뒤바뀌었습니다. 편지에는 10년간 지속된 불화, 최 회장과 내연녀 사이에서 태어난 혼외 자녀가 6세가 되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있었죠. 세기의 만남으로 불렸던 두 사람은 결국 정략결혼설까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2009년 말부터 별거를 해왔다는 사실이 함께 알려졌죠.

가정 지키기 위해 이혼 거부
“그렇게 바라던 행복 찾아라”

이외에도 최 회장은 편지를 통해 잘못을 인정하지만 보살핌 받아야 할 어린아이와 아이 엄마를 책임지려한다며 노 관장과의 이혼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후 2017년 최 회장은 이혼 조정 신청을 냈죠. 하지만 두 사람의 이별은 쉽지 않았습니다. 노 관장은 “가정을 지키려고 한다”라며 수차례 이혼을 거부했는데요. 세 차례의 이혼 조정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5년간 이혼 공방을 펼쳐왔죠.

지난 5월 노 관장과 이혼 소송이 진행 중임에도 동거인으로 알려진 김희영 씨와 공식 행사에 참석해 화제 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노 관장은 이혼을 거부했기에 두 사람의 이혼은 불가능했습니다. 국내 법리상 당사자가 이혼에 합의하거나 상대의 과실로 혼인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된 사람이 소를 제기했을 경우에만 이혼이 가능한데요. 귀책사유가 있는 쪽, 즉 동거인을 공개한 최 회장 쪽에선 이혼 소송을 제기할 수 없는 ‘유책주의’에 따른 이혼 제도 때문입니다.

5년간 이혼 공방이 이어졌고 노 관장은 한결같이 “이혼을 거부한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결국 지난 4일 “이제는 남편이 저토록 간절히 원하는 행복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이혼 맞소송을 냈죠. 그녀는 3억의 위자료와 최 회장이 보유한 (주)SK 주식의 42.29%에 대한 재산 분할을 청구했습니다. 노 관장이 소송 낸 4일 종가 기준으로 이 주식은 1조 3,900억 원에 달하는 걸로 밝혀졌죠. 실제로 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소송은 법원에 내야 하는 수수료만 22억 원에 달합니다.

재산 분할, ‘특유 재산’ 대상 아냐
노 관장 반박에 정, 재계 주목

일반적인 이혼 소송에서 외도의 경우 위자료가 크진 않습니다. 물론 재산 분할의 경우 결혼 생활이 오래될수록 재산 형성에 배우자 기여도가 높게 평가되는데요. 일반적인 전업주부여도 절반에 가까운 재산이 돌아가며 결혼 기간이 10년 이상이라면 상대의 기여도는 3~40% 정도로 인정됩니다.

이미 29년이나 결혼 생활을 이어온 두 사람이기에 노 관장이 청구한 1조 원가량의 재산 분할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 회장이 보유한 (주)SK의 주식 대부분은 부친 고 최종현 전 회장에게 물려받은 특유 재산이라며 재산 분할의 대상이 되지 않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부부가 함께 일궈낸 재산만 인정되는 재산 분할에 상속재산은 포함되지 않죠.

이에 노 관장은 최태원과의 결혼 후 본인과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SK 그룹의 자산 증식에 기여했음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노 관장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면 결과적으로 노태우 정권과 SK 그룹의 정경유착을 확실히 입증하는 셈입니다. 정, 재계에선 노 관장과 최 회장의 이혼 소송을 시작으로 한국 재벌의 자본 축적 과정이 드러날 수 있음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혼 거부하다 소송낸 임우재
1조 2천억 청구, 판결 141억

두 사람의 이혼 소송과 함께 신라 호텔 이부진 사장과 임우재 전 고문의 이혼 소송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임 전 고문은 이 사장이 제기한 이혼 소송을 “가정을 지키고 싶다”라는 이유로 거부했었는데요. 그러다 2016년 위자료와 1조가 넘는 재산 분할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죠. 지난 9월 이혼 소송 2심에선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에게 141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1심 판결에 비해 비율이 늘었지만 임 전 고문이 청구한 1조 2000억 원에 비해 턱도 없이 부족한 금액이었죠. 이 부사장의 재산 대부분이 결혼 전 형성됐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1조 원이 넘는 재산 분할 청구 결과를 두고 다양한 추측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부진 사장의 사례를 언급하며 노 관장이 요구한 1조 원이 넘는 재산 분할 청구 역시 일부 지급으로 판결될 것이라는 입장이 있는데요. 한편에서는 29년이라는 긴 결혼 기간을 비롯해 최 회장의 재산 증식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또 다른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죠. 어느새 진흙탕 싸움이 되어버린 두 사람의 이혼 소송, 어떤 결과가 예상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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