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부딪히면서도 이성으로 보이지 않던 이가 갑자기 매력적으로 보인다면, 그건 아마 예고도 없이 찾아온 사랑에 단단히 코가 꿰였다는 뜻일 겁니다. 오늘 함께 만나볼 스타 커플은 벼락을 맞은 듯 갑작스럽게 찾아온 사랑에 빠져 벌써 17년째 깨가 쏟아지는 결혼 생활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의 흐름이 무색하게 여전히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두 사람, 배우 남성진과 김지영의 사랑 이야기를 함께 만나보시죠.

몇 달 못 봤더니
짬뽕밥만 먹는 걔가 좋아졌어요

남성진과 김지영은 드라마 <전원일기>를 통해 인연을 맺었습니다. 두 사람은 드라마 속에서 서로의 연인이 되어 사랑을 속삭였죠. 하지만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촬영 당시에는 서로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고 합니다. 특히 남성진은 유난히 짬뽕밥을 좋아하는 김지영이 촬영현장에서 매일 짬뽕밥을 시켜먹는 걸 보고 “너는 무슨 여배우가 맨날 짬뽕밥만 먹냐?”며 비아냥 거리기도 했다는데요.

남성진의 말에 상처를 받은 김지영은 마음의 문을 꼭꼭 닫았습니다. 실제로 그녀는 <전원일기>당시 남성진이 꼴도 보기 싫었다고 고백한 바 있죠. 1996년부터 2002년까지 5년에 달하는 시간 동안 드라마 촬영을 위해 거의 매일같이 얼굴을 마주했던 두 사람은 드라마 종영과 함께 더 이상 마주칠 일이 없게 되었습니다.

남성진과 김지영은 그로부터 약 6개월 뒤 한 단막극에 함께 캐스팅되며 재회했습니다. 남성진은 바로 이 때 김지영에게 묘한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는 “지영이를 매일 만날 때는 지영이를 좋아하는지, 사랑하는지 잘 몰랐는데 떨어져 있다 다시 만나니 느낌이 달랐다”고 당시를 회상했죠. 남성진은 김지영의 유난히 긍정적인 성격에 특히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남편도 푹 빠진 긍정적 성격,
사실은 ‘시한부’ 과거가 준 선물

사실 김지영의 밝은 성격은 그녀의 아픈 과거로부터 비롯된 결과입니다.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희귀병을 앓았습니다. 과거 김지영의 등에는 혈관이 엉겨 붙은 혈종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부모님은 큰 병원을 찾았으나 담당 의사는 전혀 본 적이 없는 케이스라며 성인이 될 때 까지 살기 힘들다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대학 병원까지 찾았으나 돌아온 건 “이 병 못 고쳐요. 죽겠네”란 소리였죠.

혈종으로 인한 물리적인 고통은 물론, 마음의 상처까지 크게 입은 김지영은 급기야 어머니에게 “차라리 나를 죽여 달라”는 말까지 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단단하고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어머니 덕분에 김지영은 마음을 고쳐 먹고 무려 8차례의 수술을 감행했고, 결국 마지막 수술을 통해 완치 판정을 받게 됩니다.

학창시절 희귀병으로 인해 동급생들의 놀림감이 되었던 그녀는 병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마음을 다듬으며 긍정적인 사람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덕에 시한부 선고를 받았음에도 여러 차례의 대수술을 견뎌낼 수 있었죠. 결국 이러한 긍정적인 성격으로 운명의 상대까지 사로잡을 수 있었으니 그녀의 성격이야 말로 그녀가 가진 최고의 자산이 아닐까 싶습니다.

고백도 못 하고 끙끙 앓던 중
장모님 도움으로 연애 시작

남성진은 김지영의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지만, 그간의 친밀했던 관계가 깨어질까 선뜻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김지영의 남동생과 술자리를 가진 남성진은 그녀의 집에서 하룻밤 묵게 되는데요. 남성진의 쭈뼛거리는 태도를 보고 그의 마음을 눈치챈 김지영의 어머니는 남성진에게 대뜸 “자네, 우리 지영이와 내년 이맘때쯤 결혼하면 어떻겠나?”는 질문을 합니다.

김지영의 어머니는 남성진이 유난히 어색하게 구는 걸 보고 자신의 딸에게 마음이 있음을 눈치챘던 것이죠. 그 말을 들은 남성진은 용기를 내 김지영에게 마음을 표현했고, 결국 연인관계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들 부부의 오작교는 김지영의 어머니가 놓아준 셈이죠. 당시 김지영과의 만남이 너무 간절했던 남성진은 “네가 나를 거부하면 외국에 가서 살겠다”며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는 후문입니다. 두 사람은 1년 여의 열애 끝에 2004년 많은 이들의 축하 속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아내 대신 집안일하다
주부습진 걸려 ‘사랑꾼 인증’

연기자로서의 일 욕심이 컸던 이들 부부는 결혼 약 4년 만에 아이를 갖기 위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희귀병을 앓은 바 있었던 김지영은 무엇보다도 건강을 중시해 라디오 이외의 모든 활동을 중지했고, 남성진은 과감하게 금연을 결심했죠. 부모가 될 준비를 마친 이들은 2008년 11월 마침내 슬하에 아들을 두게 되었습니다. 김지영의 출산 당시 남성진은 설거지·빨래를 비롯한 집안일 전반을 도맡아 하다 주부습진에까지 걸렸는데요. 과연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다운 모습입니다.

한편 이들은 지난 2018년 부부 관찰 예능 프로그램 <별거가 별거냐>를 통해 뜻밖의 별거를 시작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당시 두 사람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떨어져 지내며 서로를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습니다. 프로그램 촬영 이후 더욱 애틋한 부부가 되었다는 후문입니다.

희귀병 때문에 매일같이 유서를 쓰던 소녀는 인고의 시간을 겪어내고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배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옆에는 늘 한결 같은 마음으로 곁을 지켜주는 남편이 있죠. 드라마 속 연인에서 영원을 약속한 동반자가 되기까지, 한 편의 영화 같은 배우 부부의 러브스토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