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세대가 공식적인 연인 사이가 되기 전 통과의례처럼 거치는 단계, 바로 ‘썸’입니다. 연인인 듯 아닌 듯 아슬아슬한 밀고 당기기를 하는 이 단계에서는 가슴 터질 것 같은 설렘을 느끼기도 하지만, 동시에 내가 혹시 어장 속 물고기는 아닐까 하는 불안 섞인 고민에 빠지기도 하죠. 실제로 많은 이들이 “썸인 줄 알고 고백했는데, 알고 보니 어장관리였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곤 하는데요. 오늘은 바로 이 어장관리에 대해서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순진한 사람만 희생양?
어장관리, 알고도 당한다
‘어장관리’란 일부러 이성에게 접근했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하면서 궁극적으로 상대방이 자신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즉, 사귀지도 않으면서 마치 사귈 것처럼 행동하며 주변의 이성들을 동시다발적으로 관리하는 배부른(?) 행동인데요. 어장의 주인들은 썸을 탈 때의 설렘과 자신이 관계의 우위에 있다는 짜릿함에 중독된 이들입니다.
얼핏 연애에 서툰 순진한 이들만이 어장관리의 희생양이 될 것 같지만, 사랑에 빠진 사람은 모두 바보라는 말이 있죠. 의외로 꽤나 많은 이들이 가여운 물고기 신세를 면치 못하곤 합니다. 심지어는 상대방이 자기를 어장관리하고 있다고 느끼면서도 꼼짝없이 당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어째서 많은 이들이 어장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걸까요?
과거와 달라진 ‘어장 주인’
시간&돈 아끼지 않는다
흔히 어장관리를 하는 사람은 상대에게 시간과 돈을 쓰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나를 위해 돈도, 시간도 쓰지 않는 사람이 나에게 호감이 있다고 기대하기엔 역시 무리가 있죠. 과거에는 굳이 돈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순순히 어장 속 물고기가 되겠다고 자처하는 순진한 이들이 많았을지 모르지만, 어장관리에 대한 개념이 만연해진 현재, 어장의 주인들 역시 고도화된 수법을 사용합니다.
바로 시간과 돈, 둘 중에 하나는 확실하게 투자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본인이 이성적이라고 자부하는 사람이라도 상대가 자신에게 정성을 쏟는 모습을 본다면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야근으로 고생하는 나에게 종종 기프티콘을 보내거나 야식을 사들고 회사 앞으로 찾아오는 이성의 모습을 단순 호의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죠.
마음 접으려 결심하는 순간
너무 잘해주는 것이 특징
상대의 정성스러운 마음 표현에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면 당신은 꼼짝없이 그물에 갇힌 신세로 전락하게 됩니다. 빠르게 오던 답장이 서서히 느려지는가 하면 이런저런 핑계로 만남을 미루는 행동을 보이는 것이죠. 이성의 이런 모습을 접하게 된다면 실망한 당신은 마음을 닫아버리려고 할 텐데요. 하지만 어장의 주인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차일피일 미루던 약속 당일, 상대는 당신에게 너무도 완벽한 연인인 것처럼 행동할 확률이 높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식당을 미리 알아봐뒀거나 하는 등의 사소하면서도 감동적인 배려를 보이죠.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그저 느슨해진 어망을 다시 촘촘하게 조이는 전략일 뿐입니다.
분명 어장관리임을 머리로는 알고 있음에도 마치 연인인 것 마냥 달콤한 모습을 보여주는 상대의 행동을 진심으로 믿고 싶어지게 하는 것이죠. 이 단계를 맞이한 사람들은 바쁜 상대를 위해 친히 ‘자기합리화’를 해주기 시작합니다. ‘회사 일이 정말 바쁜가 보다’, ‘친구가 많아서 약속이 많은가 봐’ 바로 이렇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