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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포 선라이즈>에선 프랑스 여대생과 미국인 청년이 기차 속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보통 사람들은 이를 보고 ‘운명’이라고 이야기하죠. 혹자는 사랑에 있어 운명적인 만남을 기다리는 것을 어리석다고 이야기하지만 생각보다 우리 주변엔 운명처럼 서로 이끌린 이들이 많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역시 호주에서 온 남자친구와 맥주를 통해 사랑에 빠졌고, 얼마 전 부부가 됐죠. 하윤지, 필립 부부의 진솔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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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들린 페스티벌
“예일, IPA 하나도 몰랐죠”

중국어를 전공한 윤지 씨는 해외 인턴, 다양한 브랜드에서 커리어를 쌓아 현재 마케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윤지 씨는 근무지였던 코엑스에서 열린 수제 맥주 페스티벌에 퇴근 전 잠시 들리게 됐는데요. 브루어리 부스에서 일하고 있던 필립과 만나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맥주를 잘 몰랐던 그녀에게 양조장을 운영하던 필립은 흥미로웠고 두 사람은 다음 만남에 못다 한 대화를 하기로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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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만남을 이어가면서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필립은 5년 전 호주에서 한국으로 넘어와 양조장을 운영하며 수제 맥주를 만들고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둘의 데이트는 맥주 페스티벌, 브루어리, 바, 펍 등 술이 빠지지 않았죠. 덕분에 윤지 씨는 주량도 꽤 세졌고 뚜렷한 취향까지 생겨 진정으로 술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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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술, 음악은 꼭!”
2부 파티, ‘First Dance’

연애를 하며 둘이 그린 미래엔 항상 서로가 존재했는데요. 자연스럽게 결혼을 결심했고 양가 부모님 역시 흔쾌히 허락해주셨습니다. 결혼을 준비하며 윤지 씨는 드레스나 촬영보다도 꽃, 술 그리고 음악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일반 예식장보다 필립의 브루어리가 이 세 가지 요소를 만족시킬 수 있었고 그곳에서 식을 올리기로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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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까지 호주에 가본 적이 없었던 윤지 씨는 알지 못하는 호주보단 국내에서 식을 진행하고 싶어 필립의 가족들과 지인들을 초대했습니다. 이들은 다행히 한국을 즐겁게 즐기다 갔죠. 윤지 씨가 결혼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바로 ‘First dance’였습니다. 몸치, 박치였던 윤지 씨 부부는 수많은 연습 끝에 짧은 댄스 무대로 결혼식 2부 파티를 열었죠. 당시 들렸던 환호, 꽃과 촛불들은 윤지 씨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남았습니다.

본인 제공

둘의 무대가 끝난 후 하객들은 여한 없이 술과 음악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윤지 씨는 “동서양 화합의 댄스장 같았어요”라며 당시를 떠올렸는데요. 필립의 가족들과 지인들은 물론 생각도 못했던 윤지 씨의 지인들까지 한국의 흥을 보여주겠다며 신나게 춤을 췄던 2부 파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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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위해 떠난 유럽
오스트리아, 기억에 남아

식을 올리고 둘은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떠났습니다. 윤지 씨보다 여행을 자주 다닌 필립 씨도 가보지 못했고 로맨틱한 장소들을 방문해보자는 목표로 여행지를 정했는데요. 이탈리아, 그리스, 오스트리아, 부다페스트에서 둘만의 추억들을 쌓으며 여행을 즐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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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씨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소는 화려한 관광지가 아니었습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한 장소였던 오스트리아 작은 마을의 호텔이었죠. 둘은 하루 종일 비가 내리던 날 와인셀러가 추천해준 와인과 함께 방 안에서 시간을 보냈는데요. 방 천장에 예쁘게 난 창 덕분에 빗줄기와 천둥소리를 들으며 와인을 즐기는 시간이 정말 행복했다고 해요. “언젠가 제 집을 갖는다면 꼭 그 호텔방과 같은 예쁜 스카이라이트를 내고 싶어요”라고 이야기할 정도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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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에 대한 로망?
“무조건 해답은 아냐”

요즘은 국제 부부를 꿈꾸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윤지 씨는 “국제결혼 자체가 사회에 깔린 결혼과 관련한 문제점의 해답은 아니에요”라고 소신을 밝혔습니다. 미디어의 영향으로 국제결혼이 독박 육아, 고부 갈등 등의 문제와 멀어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은 다르죠. 윤지 씨는 외국인이라는 점 보단 서로의 가치관, 미래관을 맞춰보고 결혼하는 것을 추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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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씨는 본인을 소유의 대상이 아닌 독립적인 여성으로 대해주는 필립 덕에 독립심을 키울 수 있었다고 했는데요. 반대로 필립은 윤지 씨를 보며 남들을 배려하는 부분을 배웠습니다. 이렇게 서로를 통해 성장한 이들은 결혼 전과 후 달라진 점으로 ‘책임질 사람이 2명이 된 것’을 꼽았습니다. 두 사람의 인생을 함께 고민해야 하지만 동시에 밖에서 받은 상처와 스트레스를 위로받을 수 있는 상대가 있어 행복하다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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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신혼 생활을 보내고 있는 이들은 최근 휴식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몇 년간 바쁘게 달려와 건강을 챙기며 천천히 쉬어갈 생각이라고 했는데요. 휴식처가 한국이 될지, 새로운 장소가 될진 정하지 않았지만 건강한 생각과 서로에 대한 애틋함이 가득한 두 사람이라면 어디서든 의미 있는 휴식기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윤지 씨, 필립 부부의 결혼 생활이 더욱 기대되네요!
위 콘텐츠는 하윤지 님의 서면 인터뷰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