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고민을 들어주는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몸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지는 건 어쩔 수 없어요.”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됩니다. 아무리 사랑하더라도 물리적 거리에 제한이 있는 장거리 연애의 고충을 설명하는 것이죠. 하지만 어떠한 장애물이라도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오늘 만나볼 이 부부는 연애 당시 무려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뜨거운 사랑을 했는데요. 현재 축구 선수로 경기를 뛰고 있는 한지호 선수와 그의 아내 정재은 씨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선화예고, 한예종 출신 발레리나
첫 만남? “눈길 한번 안 줬죠”

33세의 지호 씨는 현재 부산 아이파크 축구단에서 선수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재은 씨는 지호 씨와 동갑으로 과거 선화예중, 선화예고,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해 발레를 전공한 발레리나로 활동했죠. 발레단에 들어갔지만 큰 부상으로 꿈을 접고 현재는 결혼 생활과 관심 있는 뷰티 활동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예체능이라는 큰 범위 내에선 같지만 발레리나와 축구선수는 직업에서 풍겨오는 분위기부터 차이가 있죠. 이 부부의 첫 만남이 궁금해졌습니다. 둘은 2011년 지호 씨의 친구 커플과 함께 소개를 통해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첫 만남에 재은 씨는 지호 씨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을 정도로 서로에게 관심이 없었는데요. 자연스럽게 몇 번의 만남이 이뤄진 이후 지호 씨는 털털하고 시크한 재은 씨의 매력에 푹 빠져 고백했고 단번에 오케이를 받아 교제하게 되었습니다.

부상, 몸살 이겨내고 서울 올라가
3년 6개월 연애, 군 입대 전 결혼

교제를 시작했지만 두 사람은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장거리 연애를 해야 했습니다. 지호 씨는 선수 생활로 부산에서 지냈는데요. 경기가 끝나고 하루 이틀 쉴 때마다 서울에 있는 재은 씨를 보기 위해 올라갔죠. 부상을 당해도, 몸살이 걸려도 투지를 불사르며 서울을 향했는데요. 재은 씨 역시 지호 씨의 진심을 알아준 덕분에 3년 6개월이라는 교제 기간 동안 큰 위기 한 번 없었습니다.

중요한 경기 때마다 손 편지를 쥐여주는 재은 씨와 지호 씨는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며 결혼을 결심하게 됩니다. 보통 신랑이 군에서 제대한 이후 결혼을 택하는 이들과 달리 지호 씨가 미필인 상태에서 식을 올리게 됐죠. 재은 씨는 지호 씨에 대한 믿음으로 결혼 이후 군대에 가도 된다고 흔쾌히 수락했다고 해요.

실수 연발 카드 마술 프러포즈
하객들도 인정한 “예쁜 결혼식”

결혼 전 지호 씨는 우연히 본 영상을 보고 프러포즈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바로 카드 마술 영상이었는데요. ‘저 정도면 나도 잘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 하나로 준비물을 구입해 열심히 연습에 돌입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실전에선 두 손이 덜덜 떨리는 바람에 잦은 실수를 연발하며 프러포즈는 어설프게 마무리됐죠. 그럼에도 재은 씨는 그 모습조차 귀엽게 봐주었는데요. 지호 씨를 위해 억지로 눈물 짜내는 연기까지 하며 청혼을 승낙했습니다.

결혼식 역시 하나부터 열까지 두 사람의 손을 거쳐 준비되었습니다. 드레스, 웨딩홀, 하객들까지 신경 쓴 결과 예쁜 결혼식이라고 인정받기도 했죠. 지호 씨는 식을 마치고 마지막 폐백 당시가 아직도 생생히 떠오른다고 답했는데요. “제가 재은이를 업고 한 바퀴를 돌아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식이 너무 긴장되고 힘들었는지 아니면 재은이가 몸무게가 많이 나가서인지 모르겠는데 엄청 낑낑거렸죠. 아직도 현역으로 뛰고 있는 제가 재은이를 업어보면 후자 쪽이 맞는 것 같아요.(웃음)”이라며 장난스럽지만 애정 어린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비행시간이 짧은 동남아를 제외하다 보니 신혼여행지는 하와이로 결정되었습니다. 일주일 정도 떠나 여행을 즐겼죠.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두 사람은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요. 지호 씨는 매번 버벅거리며 영어를 하던 재은 씨가 능숙하게 영어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아내와 아들, “제 전부입니다”
훈련 끝난 퇴근길, 제일 행복해

두 사람이 오롯이 즐기던 연애 때와 달리 현재는 세 가족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부부를 똑 닮은 승원 군이 태어난 것인데요. 아들이 태어난 이후 승원이에 맞춰 모든 스케줄이 조정된다는 지호 씨는 아들 바보의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실제로 지호 씨는 결혼 후에도 훈련이 끝나면 약속을 잡기보단 퇴근해 아들이 잠들기 전까지 3시간 정도를 꼭 놀아주려고 하죠. 레슬링, 장난감 놀이는 물론 축구도 함께 즐기고 있는 부자지간입니다.

아내 재은 씨와 아들 승원 군을 자신의 ‘전부’라고 표현하는 지호 씨. 그는 결혼 후 재은 씨의 의외의 면모에 많이 놀라고 있다는데요. 요리 소질이 없을 줄 알았던 재은 씨는 알고 보니 갈비찜 등 다양한 요리를 척척해낼 정도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죠. 코로나 사태로 외식을 피하고 있는 요즘 지호 씨는 아내의 요리에 퇴근길이 즐겁다고 표현했습니다. 연애 때와 마찬가지로 큰 갈등이 없다고 이야기했는데요. “사실 재은이는 저보다 현명해요. 그래서 제 의견을 내놓기보단 재은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려 하죠. 가족 평화를 위해서도 그게 좋은 것 같아요.(웃음)”이라며 답했습니다.

매번 하는 고민이지만 이번 주에도 두 사람은 아들 승원 군과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부러움을 살 정도로 충분히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했는데요. 지호 씨는 가능한 오래 선수 생활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어린 선수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늘 긴장감 있게 몸 관리와 훈련에 집중하고 있죠. 재은 씨는 평소 관심이 있었던 뷰티 쪽에 뛰어들었는데요. 틈틈이 자격증까지 취득하며 전문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각자의 삶에 충실하며 세 가족이 함께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축구선수 지호 씨와 재은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는데요. 장거리 연애, 군 입대 등 어떤 장애물이 와도 사랑으로 이겨냈던 것처럼 앞으로도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며 행복한 추억을 쌓아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 instagram@je0816.sw1109, @je_j8816
위 콘텐츠는 한지호 님의 서면 인터뷰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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