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와의 연애에 대해 생각해보신 적이 있나요? 팬들에게 사랑받는 화려한 겉모습 이면에는 잠을 줄여가며 소화해내는 바쁜 일정, 훈련이 자리하는데요. 자주 만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이따금씩 오랜 기간 떨어져 있는 경우도 흔해 운동선수와의 연애를 반대하는 이들도 있죠. 실제로 이 커플은 축구 선수 남자친구로 인해 교제하는 4년 내내 처가의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하지만 진심을 다한 사랑 덕분에 부모님의 마음을 돌려놓았다는데요. 충남 아산 FC에서 뛰고 있는 정다훤 선수와 그의 아내 권지혜 씨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같은 팀 동료 후배 소개로
사인해 주는 모습 보고 반해

다훤 씨는 34살로 FC 서울, 경남 FC, 제주 유나이티드 등의 팀을 거쳐 현재는 충남 아산 FC에서 선수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현재 프로 12년 차로 팀에서 최고참 선수죠. 다훤 씨보다 5살 어린 지혜 씨는 4개 국어 구사가 가능한데요. 덕분에 과거 학원 강사, 교육청 등에서 일을 하기도 했죠. 두 사람은 다훤 씨의 같은 팀 동료 후배의 소개로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첫 만남에서 다훤 씨는 지혜 씨의 미모에 가장 먼저 반했습니다. 이후 연락, 대화를 하며 그녀의 말투와 행동에서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착하고 똑 부러지는 모습에 교제를 결심했죠. 반대로 지혜 씨는 처음엔 운동선수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다훤 씨를 만나보라는 선배의 제안에 몇 달을 고민하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경기장을 몰래 찾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경기가 끝나 지칠 대로 지친 선수들과 그 곁에서 싸인 요청을 하는 어린이 팬들을 보게 됩니다. 팬들을 지나치는 선수들이 있는 반면 “다 사인해 줄 테니까 한 줄로 서볼래요? 다쳐요!”라며 아이들을 걱정하는 한 선수가 눈에 들어왔고 그게 바로 다훤씨였죠. 지혜 씨는 그 모습에 반해 교제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선수 내조 부담에 이별하기도
‘이 사람이 없으면 어떡하지?’

다훤 씨의 경기 일정은 유난히 주말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연애 기간엔 데이트할 시간이 부족했죠. 다행히 지혜 씨는 당시 대학교 졸업 예정자 신분이라 평일엔 공부를 하다 주말엔 다훤 씨의 경기를 보러 경기장을 찾았는데요. 지혜 씨가 일을 시작한 이후부턴 주말 경기 후, 평일 휴가 때에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훤 씨는 지혜 씨와 4년 동안 만나왔지만 데이트를 한 기간은 1년도 채 되지 않는다며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애 기간 동안 예쁜 만남을 이어오던 두 사람에게도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지혜 씨는 공인인데다 선수 생활을 이어가야 하는 다훤 씨에게 내조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꼈는데요. 스스로 가진 꿈과 직업이 있는 데다 나중엔 꿈을 접어야 한다는 생각에 결국 이별을 고했습니다. 약 두 달간의 기간 동안 서로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고 다훤 씨는 지혜 씨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휴가, 외박 때마다 찾아가 묵묵히 기다렸죠. 한결같은 그의 모습에 감동을 받아 두 사람은 재회하게 됩니다.

지혜 씨는 연애 도중 이 사건을 계기로 결혼을 생각했는데요. 군인 신분으로 경기를 하던 다훤 씨를 중계로 보다 순간 한 선수가 쓰러졌다는 다급한 목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간담이 서늘해졌고 다훤 씨는 머리를 크게 다쳐 혀가 말려들어가고 있었죠.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달려가던 지혜 씨는 그 순간 ‘이 사람이 내 옆에 없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스스로에게 내린 결론은 ‘이 사람이 잘못되더라도 난 옆에 남아야겠다’였고 동시에 결혼까지 결심했죠.

4년 내내 반대 부딪혔던 둘
선 혼인신고, 제주도에서 동거

사실 결혼 전까진 심한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다훤 씨는 “4년 내내 반대하셨어요. 군인 장인어른과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장모님께선 운동선수에 대한 편견이 있으셨고 그만 만나달라는 말도 들었죠.”라며 당시를 떠올렸는데요. 그럼에도 둘은 오히려 떳떳하게 연애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다 어느 봄날 지혜 씨는 “오늘은 공원에서 텐트 치고 데이트할 거야.”라며 집을 나섰습니다. 처음 펴본 원터치 텐트에 우왕좌왕했고 이 모습을 장모님과 장인어른께서 보게 됐죠. 바람이 부는데도 열심히 텐트를 치는 모습이 순수하고 예뻐 보였다며 그날 저녁 식사를 제안받았는데요. 식사를 하며 다훤 씨는 결혼 허락을 받아냈습니다.

다훤 씨와 지혜 씨는 양가 부모님 허락하에 혼인신고를 먼저 하고 식을 올리기 전 제주도에서 함께 살게 되었는데요. 같이 살고 있다보니 프러포즈를 계획하는 데에도 애를 먹었습니다. 다훤 씨는 프러포즈 링을 서울에서 미리 구매했는데요. 사람들의 주목을 부담스러워하는 지혜 씨를 위해 클럽 하우스에 반지, 케이크, 블루투스 스피커를 세팅했습니다. 바이올린은 오케스트라 활동을 그만둔 이후 바이올린을 열어보지 않던 지혜 씨를 생각해 준비한 선물이었죠.

차로 세팅한 선물을 가려둔 뒤 후배들에게 신호를 주자 차가 움직이며 노래가 나왔고 다훤 씨는 프러포즈를 시작했습니다. 클럽하우스 관계자 역시 힘을 실어주기 위해 스프링클러를 틀어주었죠. 키우던 강아지 쿤이는 스프링클러를 보고 신이 나서 뛰기 시작했는데요. 지혜 씨는 이 모습에 빵 터져 웃다가 프러포즈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유쾌했던 프러포즈였죠.

매년 시즌이 끝나고 12월마다 결혼식을 다녔던 다훤 씨는 본인이 겪었던 주차 문제를 떠올려 식을 준비했습니다. 하객들이 쉽게 이동할 수 있고 지혜 씨가 원했던 자연광이 드는 웨딩홀을 찾았죠. 마음과 달리 정신이 없어 멀리서부터 축하해 주러 온 하객들과 시간을 제대로 보내지 못해 아쉬웠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처형과 형님의 지인인 코미디언 김학도 씨가 사회를 맡은 덕분에 웃음이 끊기지 않았던 예식이었습니다.

“2세?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선수 생활, 본업으로 복귀 계획

식을 올린 후 두 사람은 축구의 성지 스페인과 포르투갈로 2주간 신혼여행을 떠났습니다. 지혜 씨의 따뜻한 배려 덕분이었죠. FC 바르셀로나와 토트넘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직관했는데요. 손흥민, 메시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축구 선수들과 팬들의 환호성을 듣자 휴식기를 갖고 있던 다훤 씨의 심장에서도 뜨거운 무언가가 뛰었습니다.

결혼 이후에도 큰 싸움 한번 없이 지낼 수 있었던 것은 두 사람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화 덕분입니다. 집안의 대소사는 물론 작은 일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서로의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하죠. 최근에는 아들 제리 군이 태어나 세 가족이 되었는데요. 다훤 씨를 똑닮은 귀여운 모습이지만 여전히 다훤 씨는 아들이 태어났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곤 합니다. 연애 때 못했던 데이트는 결혼 이후 조금씩 채워나가고 있다는데요. 평소에는 훈련장과 집만 반복하며 함께 집에서 영화를 보고 근교 카페로 데이트를 하기도 하죠. 원정 경기를 떠나더라도 최소 하루에 한 번은 영상 통화로 지혜 씨의 안부를 묻습니다.

다훤 씨는 앞으로도 선수 생활은 물론 임신 기간 중 입덧으로 고생한 아내를 위해 육아에 최대한 힘을 쓸 예정입니다. 지혜 씨는 다훤 씨가 선수 생활을 마치기 전까진 내조에 집중하는 것이 목표죠. 이후에는 다시 학생들을 가르치는 본업으로 돌아가고 싶다는데요. 여전히 연락하며 지내는 제자들과 함께하는 일에 보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 모두 아들 제리 군을 바르고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사람으로 키워내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하는데요. 편견을 버리고 만나 이제는 누구보다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는 다훤 씨와 지혜 씨, 세 가족이 그려낼 행복한 시간들이 더욱 기대되네요.

출처 – instagram@ddabong__e, @hyevely9243
위 콘텐츠는 정다훤 님의 서면 인터뷰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