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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와 한 여자가 사랑에 빠질 확률은 어떤 슈퍼컴퓨터로도 환산할 수 없을 만큼 극히 낮은 수치라고 합니다. 같은 국가, 지역이 아니라면 그 확률은 더욱 낮아지겠죠. 통계학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아주 사소한 이유 하나로 사랑이 시작된 이들도 많습니다. 오늘 소개할 이 커플 역시 천문학적 수치를 뚫고 부부의 인연을 맺었는데요. 헝가리인 남편 차비와 한국인 아내 박규리 씨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두 사람은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되었을까요?

instagram@kyulboniac

영어 전공, 테니스 선수 출신
운영하던 숍에 손님으로 들어와

영어를 전공한 규리 씨는 5년째 외국 생활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영어에 관심이 많았던 지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었죠. 외국에서 생활하다 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는데요. 새로운 활력을 얻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고 이제는 ‘런던 귤 언니’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영국 런던에서 패션 사업과 차비가 운영하는 헤어숍 매니저로도 일하고 있는 그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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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천적인 성격의 차비는 부다페스트에서 온 헝가리 사람입니다. 테니스 프로 선수로 활동하다 부상을 입고 런던 첼시에서 미용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에겐 ‘영국 생활’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는데요. 첫 만남 역시 영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운영하던 숍에 차비가 손님으로 왔어요. 첫눈에 반했다며 저에게 끊임없이 구애했죠.” 그렇게 두 사람은 몇 번의 데이트를 이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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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만난 강도에 혼비백산
3시간 동안 끊지 않은 영상통화

규리 씨가 ‘이 사람 정말 괜찮다’라는 확신이 들 때쯤이었습니다. 직장 동료들과 회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 규리 씨는 버스에서 깜빡 잠이 들었는데요. 하는 수없이 버스 종점에서 내렸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강도를 만났어요. 흉기를 목에 들이대고 죽여버리겠단 말까지 하더라고요. 다행히 지나가던 우버 드라이버를 만나 경찰이 출동하고 강도는 도망갔어요.”라며 아찔한 기억을 꺼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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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니 새벽 4시더라고요. 누구에게라도 전화를 해야 했어요. 충격이 너무 커서 못 버틸 것 같았죠. 차비한테 영상 전화를 걸었고 그러다 잠이 들었나 봐요. 3시간 정도 있다가 깨어났는데 괜찮냐, 놀라지 않았냐라는 목소리가 들려왔죠. 차비가 전화를 끊지 않았던 거예요.” 이 사건으로 규리 씨는 차비의 따뜻한 마음에 반해 교제를 결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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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파리 여행, 결혼반지 받아
“결혼 준비하다 많이 다투기도…”

예쁜 만남을 이어오던 어느 날, 차비는 규리 씨에게 뜬금없는 파리 여행을 제안합니다. 무계획으로 떠난 여행이었지만 규리 씨는 파리에 본인이 좋아하는 스폿인 사크레퀘르 대성당 앞 언덕을 다시 찾을 수 있어 행복했죠. 함께 야경을 보러 올라갔지만 규리 씨는 야경이 아닌 프러포즈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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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차비가 어쩔 줄 몰라 하더라고요. 식은땀까지 흘려서 놀랐는데 울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프러포즈를 했어요. 시어머니가 한때 직접 디자인한 반지를 결혼반지를 받았는데 지금 생각해도 정말 로맨틱한 순간이었죠.” 이후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결혼을 준비했습니다. 규리 씨는 차비를 만나며 더 이상의 다른 연애를 하기 싫었고, 차비는 규리 씨를 처음 본 순간부터 결혼을 꿈꿨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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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규리 씨는 캠핑장에서 친구들에게 깜짝 브라이덜 샤워를 선물 받았습니다. 결혼식을 1주일 남기고 받은 선물이라 더욱 값진 기억이었죠. 두 사람 모두 영국에서 생활하다 보니 결혼 준비가 쉽지 않았는데요. 1주일 전에 드레스를 맞췄고 웨딩 업체와의 연락도 영국과 한국 시차 때문에 어려웠습니다. 차비와도 두 나라의 결혼 문화가 워낙 달라 다투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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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결혼식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영국도 헝가리도 아닌 한국 부산에서 올렸기에 규리 씨에게는 의미가 더욱 컸을 것 같은데요. 2018년 8월 18일 18시. 마치 짠 것 같은 날짜부터 한국, 서양 문화를 섞어 하객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디너파티 형식으로 진행되어 만족스러웠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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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로 떠났던 신혼여행
함께 먹는 저녁, 소소한 행복

결혼식 이후 두 사람은 ‘신혼여행’이라 이름 붙이진 않았지만 3주간 발리로 떠났습니다. 두 사람 모두 따뜻한 나라로 여행 가는 것을 즐기고 규리 씨 역시 개인적으로 발리와 연이 있어 선택한 여행지였죠. “운 좋게도 지냈던 숙소가 엄청 좋았어요. 책 읽고 태닝하고 음악 듣고 맥주 마시고 그렇게 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은 여행이었어요.”

본인 제공, instagram@kyulboniac , youtube@ ‘런던 귤 언니’

현재 차비와 규리 씨는 처음 만난 영국에서 각자의 일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차비 역시 미용 사업을 운영한 지 약 10년이 다 되어가죠. 규리 씨는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가 매력인 런던이라는 도시에 푹 빠졌다고 하는데요. 여느 신혼부부와 다를 것 없이 함께 준비한 저녁을 먹으며 넷플릭스, 강아지 영상 등을 보는 것이 요즘 가장 행복한 일입니다.

본인 제공, instagram@kyulboniac , youtube@ ‘런던 귤 언니’

‘운명’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는데요. 마지막으로 규리 씨는 국제 연애를 망설이는 이들에게 “국적이 다르고 생김새가 다르다고 하여 우리와는 많이 다를 것이란 생각에 드는 마음의 벽을 먼저 허무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다른 문화를 경험하는 것도 더 넓은 견문을 가지기 위한 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이쁘고 행복한 연애하시길 바라요!”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죠. 사랑 하나로 국적을 넘어 부부의 연을 맺게 된 규리 씨와 차비 부부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됩니다.

위 콘텐츠는 박규리 님의 서면 인터뷰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