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준비하기 전, 대부분이 거치는 단계가 있습니다. 바로 양가 부모님께 상대를 소개하고 결혼 허락을 구하는 것인데요. 두 사람의 결정이니만큼 부모에게 결정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때때로 반대에 부딪히는 커플들이 있습니다. 종교, 가치관, 직업 등 이유는 다양하죠.

한편, 최근에는 줄어들고 있지만 영화로도 만들어질 만큼 많은 이들이 공감했던 반대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지역감정입니다. 그중에서도 영남, 호남 간의 지역감정이죠. 배우 김수미는 본인이 전라도 출신이라 첫사랑과의 결혼에 실패했었다고 고백한 바 있는데요. 실제로 결혼을 준비하는 영남, 호남 커플이 반대에 부딪힌 이유는 무엇인지, 어떤 경우가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정치적 목적으로 만들어져
오히려 혼인, 전학 잦은 편

영남, 호남 지역 간 갈등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지역갈등으로 꼽힙니다.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지만 1970년대부터 2000년대 들어서기까지 심각한 사회 분열을 일으켰죠. 인종, 문화 차이 등 일반적인 이유가 아닌 정치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지역감정인데요. 그 결과 이러한 갈등은 실질적으로 해당 지역 주민의 삶에 깊숙이 침투해있진 않습니다. 오히려 지리적으로 가까워 결혼, 전학 등 왕래가 잦아지고 있죠.

무뚝뚝한 남자, 기센 여자?
심한 편견, 결혼 반대 부딪혀

하지만 그럼에도 영남, 호남 간의 지역감정이 없다고 이야기할 순 없습니다. 우리는 종종 ‘경상도 남자는 무뚝뚝하다’, ‘전라도 여자는 기가 세다’ 등 편견에 가까운 고정 관념을 듣곤 하는데요. 성별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본인의 자녀와 다른 출신 지역을 가진 상대를 반대하는 부모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한 전라도 여성은 경상도 대구 출신의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준비하다 집안의 반대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시집살이를 걱정하는 부모님 때문이었죠. 그녀의 부모님은 남아선호사상이 가장 강한 경상도에서 나고 자란 이들을 보니 무뚝뚝하고 집안일을 잘 돕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요. 동시에 다른 지역 출신인 딸이 집안에서 소외당하지 않을까를 걱정한 것입니다. 이에 경상도 남성들은 특정 케이스를 두고 모두를 일반화할 순 없다고 반박했죠.

반대로 전라도 여성에겐 남도의 음식 솜씨가 당연시하게 요구되고 강한 어감의 말투에 억세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다 등의 편견이 따라오기도 합니다. 한 전라도 여성은 경상도 남편과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는 사연을 공개했는데요. 시아버지께서 그녀의 출신 지역을 듣고 거센 반대를 한 덕분에 남편 눈에서 눈물이 마르지 않았을 정도라고 했습니다.

결속력 있는 전라도 집안 걱정
어딜 가나 따라오는 편견들

반대의 경우가 만났을 땐 어떨까요? 한 경상도 여성은 결속력 있는 전라도 집안에서 태어난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고민했는데요. 그녀는 타 지역 사람인 본인이 식구로 들어갔다가 어떤 차별을 받을지 걱정된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전라도 지역의 결속력은 각종 커뮤니티에서 자주 등장하는데요. 모든 전라도 사람에게 해당될 순 없지만 가족에 한해선 한없이 따뜻하고 끈끈하다는 특징을 강조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있었습니다. 가족에 배우자나 여자친구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쪽과 반대쪽이 팽팽히 대립했죠.

한 영상에선 경상도 여자와 전라도 남자가 소개팅을 하는 장면이 공개되었는데요. 지역감정을 걱정하던 위의 누리꾼과 달리 오히려 영상 속 여성은 남성의 출신이 전라도라는 이야기를 듣고 계속해 지역과 관련한 질문을 이어가 결국 좋지 않은 결말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영상을 본 이들은 첫 만남부터 지역감정을 내세우며 구분하는 경상도 여성의 언행을 지적하기도 했죠. 이외에 음식 솜씨가 없다, 무뚝뚝하다 등의 편견을 종종 듣는 경상도 여성들도 있었습니다.

지역감정? 윗 세대만 민감해
영남 호남 부부 증가 추세

상대의 출신 지역으로 결혼 반대에 부딪힌 이들은 대부분 “지역감정보다 사람을 봐주었으면 좋겠다”, “부모님의 강한 반대가 이해되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는데요. 실제로 한 결혼정보 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타 지역에 거주하는 배우자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남성과 여성 모두 상관없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습니다.

과거에 비해 영·호남 부부 비율 역시 늘었는데요. 2011년 혼인 이혼 통계를 살펴보면 영호남 부부는 지난 30년간 증가 추세를 보였으며 특히 경상도 남성과 전라도 여성의 만남 비율이 늘어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결혼은 두 집안의 만남이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결정이 아닐까 싶은데요. 예비 사위, 며느리를 판단하는 기준이 단순히 출신 지역이 되어선 안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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