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연인과 교제하다 보면 상대의 생활 습관, 가치관이 어느샌가 본인에게 스며들었다는 걸 느끼는 때가 있습니다.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죠. 이 커플 역시 마찬가지였는데요. 8년이라는 기간 동안 교제하면서 두 사람은 직업까지 같아졌습니다. 체육 교사로 근무하며 누구보다 서로의 고충과 행복을 함께 느끼고 있다는데요. 고등학교에서 체육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김성민, 이종현 커플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동갑내기 커플, 26살 첫 만남
“배드민턴 치다 사귀게 됐죠”

성민 씨와 종현 씨는 33살 동갑내기 커플입니다. 체육교육학과 출신의 두 사람은 26살, 취미로 다니던 배드민턴 클럽에서 처음 만났죠. 그러다 같은 동호회 회원들의 권유로 함께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는데요. 대회 연습은 물론 운동 후 맥주 한 잔씩 함께하며 자연스럽게 가까워졌습니다. 그렇게 처음 만나 어느덧 연애 8년 차 커플이 되었죠. 배드민턴 역시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도 함께 대회에 출전했죠.

8년차 커플인 만큼 매년 있는 생일과 기념일엔 서로가 원하는 이벤트와 선물을 준비하는 경지에 이르렀는데요. 그래서인지 성민 씨는 선물이나 이벤트보단 일상 속에서 나오는 소소한 감동이 더 마음에 와닿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새벽에 자차로 출근을 하는데 집에 오자마자 곯아떨어져요. 얼마 전에 자동차 타이어에 바람이 빠졌다는 경고음이 나왔는데 퇴근 후 피곤해서 잠들어버렸죠. 다음 날 일어나 보니 제가 자는 동안 저희 어머니께 말씀을 드리고 타이어 손을 봐 가져다 놨더라고요. 이럴 때 정말 감동을 받는 것 같습니다.”

물론 권태기도 있었습니다. 성민 씨는 “권태기가 왜 없었겠어요. 솔직히 말해서 전부 남자친구 덕분에 지금까지 만나고 있는 것 같아요. 말도 안 되는 일에 헤어지자고 하는 제 곁에 항상 있어줬죠. 남자친구 역시 권태로움을 느꼈을 테지만 한 번도 내색하진 않았어요. 특히 저보다 제 부모님, 가족에게 잘하는 모습에 정말 여러 번 마음을 고쳐먹었죠.”라며 종현 씨에게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군인 꿈 포기하고 임용 도전
시간적 여유 많은 교사 커플

현재 두 사람은 모두 고등학교에서 체육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데요. 사실 연애 초반만 해도 종현 씨는 군인(장교)이었고 성민 씨는 대학원생이었습니다. 특히 종현 씨는 성민 씨와의 만남을 위해 어릴 적 꿈인 군인을 포기하고 임용에 도전해 한 번에 붙었죠. 전주에 부모님과 본가가 있음에도 성민 씨 하나만을 보고 서울로 올라와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절대 쉽지 않은 결정이기에 성민 씨는 종현 씨에게 더 마음을 쓰게 됐죠.

체육 교사라는 같은 직업을 갖고 있음에 감사할 정도로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수업자료, 교사 모임은 물론 방학 때 할 수 있는 제41조 연수는 함께 자료 준비 및 재충전의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직업 특성상 두 사람 모두 운동을 좋아해 대부분 데이트는 운동으로 시작하죠. 라켓 가방 하나만 매고 전국을 돌아다닌 적도 있습니다. 주변 친구들 역시 대부분 교사라 함께하기 좋다고 하네요.

“비교적 여유로운 시험 기간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엄두도 못 내는 핫 플레이스를 즐기기도 해요. 방학 시즌에는 매년 두 번씩 제주도에 항공권 하나만 결제해 후다닥 떠나고 있죠. 배드민턴, 물놀이 정말 천국이 따로 없어요. 덕분에 제주도에 지인들도 많이 생겼죠.”라며 교사 커플이라 즐길 수 있는 단꿈 같은 데이트를 소개했는데요. 이외에도 학교에서 겪는 고충이나 고민들을 서로 의논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장점이었습니다.

막연히 33살에 결혼 꿈꿔
결혼 추진, “코로나 때문에..”

8년차 커플인 두 사람에게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 바로 결혼 고민입니다. 26살에 만났을 때 막연히 33살에 결혼하자고 이야기하기도 했는데요. 사실 성민 씨는 이전까지 결혼 후 삶의 주체가 본인이 아닌 가족에게 옮겨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에 비혼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전주에서 본인 하나만을 보고 서울에서 임용까지 도전한 종현 씨를 만나며 생각이 바뀌었죠.

“서로 문제가 없는데 결혼을 내빼는 건 의리에 어긋난다고 생각했어요. 타지에 혼자 있는 아들을 걱정하시는 종현이 부모님에 대한 죄송스러움도 컸죠. 그래서 올해 결혼을 추진하려 양가 부모님과도 얘기가 끝났는데 예상치 못한 코로나가 발목을 잡고 있네요.”라며 담담히 결혼 계획에 대한 생각을 밝혔습니다.

8년이라는 기간 동안 만나면서 같은 직업, 취미를 공유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두 사람인데요. 성격부터 직업, 가치관까지 정말 많은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저희 성격이 반반씩 섞이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 같으면 절대 못 참을 일들을 너그럽게 용서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배웠고 종현이는 본인 할 말은 할 수 있는 상남자가 되었죠.”

두 사람은 천천히 결혼, 출산 계획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아이를 낳아 세 가족이 함께 배드민턴을 치는 모습을 상상하며 미래에 대한 로망까지 생겼죠. 두 사람이 즐기던 건강한 운동 데이트를 세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날이 다가오지 않을까 기대가 되는데요. 오랜 기간 동안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더욱 견고해진 성민 씨, 종현 씨. 앞으로도 두 사람이 좋아하는 여행, 운동을 함께하며 알찬 추억들을 쌓아나가기를 바라겠습니다!
위 콘텐츠는 김성민 님의 서면 인터뷰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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