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투혼 동메달리스트 안창림
환영받지 못한 재일 동포 3세
올림픽 금메달 육성이 목표

출처 : alchetron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유도 남자 73kg급에서 한국에 동메달을 선물한 안창림. 당시 3경기 연속 연장승부를 펼친 것은 물론 상대에게 얼굴을 가격당해 코피를 흘리는 투혼을 펼쳐 국내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처럼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안창림을 향한 유도계의 관심이 폭발한 가운데 27살 나이로 돌연 은퇴를 선언해 많은 이들의 의문을 자아냈다.

여기에는 재일 동포 3세라는 이유로 한국과 일본에서 환영받지 못한 배경이 숨겨져 있다. 과연 그가 아직 이른 시기에 유도를 그만둬야 했던 결정적 계기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일본유도연맹 귀화 제안
뿌리치고 태극마크 달아

출처 : zimbio
출처 : 뉴스1

안창림은 일본 교토 출생이지만 할아버지 때부터 귀화하지 않은 이력을 갖고 있다. 또한 가라테 사범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가라테를 배웠는데, 이후 유도에 흥미를 붙이고 유도 선수의 길을 택했다. 초등학생이 된 안창림은 ‘한국 국가대표가 되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글을 쓰는 등 꿈을 이뤄가고 있었는데, 2013년 일본 유도의 성지인 부도칸에서 유도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

이에 그를 주시하던 일본 유도연맹이 귀화를 권유했다. 재일교포 3세인 안창림은 일본 내 시합을 참가하는 데 제약이 있었기 때문인데, 1년에 한두개 밖에 나가지 못하는 현실에 부딪혀야 했던 것이다. 결국 안창림은 이를 뿌리치고 2014년 한국행을 결심하며 한 달 뒤 열린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 3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우승해 당당히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게 됐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안창림을 향한 색안경은 변함없었다. 그는 “일본에선 친구들과 있어서 크게 못 느꼈는데 여기 오니 재일 동포라는 게 실감이 났다”며 “무슨 일 있으면 일본에서 자랐으니까 하더라. 몇몇 사람은 ‘쪽발이’, ‘일본놈’ 등의 심한 말도 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국을 대표로 태극마크를 달고 2018 세계 선수권 대회 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은메달 그리고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 등 국제 대회에서 굵직한 성과를 가져다준 안창림이다.

선수로서 모든 걸 불태운
지도자로 새 꿈 이어간다

출처 : YTN
출처 : 경북도체육회
출처 : Instagram@anchangrim73

또한 안창림은 도쿄 올림픽이 끝난 뒤 번 아웃을 겪곤 했는데, 경기가 끝난 뒤 그는 “매일 매일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습니다. 모든 기준을 유도와 경기가 있는 날에 맞춰 단 1%라도 제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모든 것을 했다. 이제는 저 자신에게 잘했다고 위로해 주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처럼 모든 것을 불태운 선수에게 다시 또 다른 목표를 보고 가야 한다고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에 한국 유도계가 올림픽을 마친 선수를 위한 심리 상담과 같은 대처가 미흡한 점에 아쉬움을 남긴다. 이로써 한국 유도는 그 누구보다 한국인이 되고 싶었던 한 명의 유도 선수를 잃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안창림은 비록 선수로서의 은퇴를 밝혔지만 지도자로서의 새로운 목표를 다졌다. 좋은 지도자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육성하고 싶다고 밝힌 안창림은 현재 재일 동포 출신인 허미미와 허미오 유도 선수 자매를 지도하고 있다. 또한 이들 자매는 독립운동가 허석의 후손으로 안창림과 같은 꿈을 안고 금빛 엎어치기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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