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본부장 자진 사퇴 ‘정순신’
대통령실 “인사 검증 한계”
아들의 과거 발언 살펴보니…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이하 국수본부장)에 임명됐다가 하루 만에 낙마한 인물이 있다. 바로 정순신 변호사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17일 열린 국수본부장 공모 지원자 종합 심사에서 정 변호사를 최종 후보라고 선정하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추천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 24일 윤 대통령에 의해 국수본부장으로 임명됐으나 자진해서 사퇴했다.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가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현재 정 변호사 아들의 수위 높은 발언들이 재조명되고 있는 상태다.
대통령실은 “인사 검증에 한계가 있었음을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공직 후보자 자녀와 관련한 문제다 보니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과거 정 변호사는 아들의 학폭으로 고교 재학 시절 강제 전학 위기에 처하자 행정소송을 냈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아들의 진술서를 직접 손본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정 변호사의 아들 정 모 씨는 고등학교 1학년인 2017년 1학기 체력 검사 이후부터 피해자에게 “돼지 XX”라는 폭언을 내뱉었다고 한다. 당시 주변에 있던 학생들은 정 씨가 “제주도에서 온 돼지 XX”, “빨갱이 XX” 등의 폭언을 여러 차례 반복해 사용했다고 증언했다.
심지어 점심식사 중 정 씨가 동급생에게 “더러우니까 꺼져라”라고 말하는 일은 횟수를 세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였다는 증언까지 있었다. 정 씨는 해당 동급생에게 ‘말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표결투표를 통해 동급생을 동아리에서 내보냈던 적도 있었다고.
해당 동급생은 정 씨의 이름이 언급될 때마다 온몸이 떨리는 패닉 현상에 빠졌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극심한 불안 및 우울도 겪었다고 한다.
그러나 정 변호사 부부는 “물리적으로 때린 것이 있으면 변명할 여지가 없겠지만 언어적 폭력이니 맥락이 중요한 것 같다”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회의에서 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통령실은 정 변호사의 국수본부장 낙마를 계기로 공직 후보자에 대한 사전질문서를 일부 보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자녀의 학폭 관련 질문을 추가하고, 사실 그대로 답변할 의무를 환기하는 문구를 추가하는 방안 등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