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먹튀 꼬리표 달릴 위기
시험대에 오른 운명의 두 달
MLB도 복귀 무대에 관심
2013년 KBO 한화 이글스를 떠나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계약하며 미국 프로 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류현진. 그런 그는 지난 2020년 자유 계약 선수(FA) 자격을 얻어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총액 8,000만 달러(약 1,033억 원) 대형 계약을 맺어 국내 팬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이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이른바 ‘먹튀 리스트’에 오르게 된 것. 설상가상 지난해 시즌 초부터 부상 우려를 낳더니 결국 6월 팔꿈치 인대 접합(토미 존) 수술대에 올라 부상자 명단(IL)으로 이탈했다. 특히 당시 류현진은 스스로 “등판을 후회한다”고 말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이에 과연 성공적으로 재기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이를 두고 류현진 담당 의사가 직접 소견을 밝혀 이목을 끌고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류현진
따라다닌 부상 그림자
2004년 동산고 2학년 재학 시절 류현진은 이미 토미 존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이 수술은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간단한 수술이라 말하지만, 야구 선수의 경우 재활을 거쳐 마운드에 오르기까지 최소 1년에서 최대 2년의 시간이 필요함에 따라 기피하는 수술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류현진 역시 1년간 재활에 전념한 뒤 2006 KBO 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나서야만 했다.
다행히 성공적인 재활을 마친 류현진은 프로 데뷔 후 190경기 98승 52패 평균자책점 2.80의 기록을 달성한 것. 이에 꿈의 무대인 MLB에 무사히 진출할 수 있었는데, 그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15년 5월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수술을 받고 이듬해 7월에는 팔꿈치 건염으로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운드에 서고 싶다는 간절한 류현진의 마음과 놀라운 회복력을 앞세워 재활을 이겨냈다. 그렇게 2019년에는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전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토론토와 대형 계약을 맺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던 중 2022년 갑자기 찾아온 팔꿈치 통증으로 6년 만에 다시 수술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
부정적 시선의 현지 매체
당당히 MLB 커리어 이어갈까
류현진 부상에 대해 현지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35세 나이에 수술을 받게 된 그가 MLB에서 더 이상 커리어를 이어 나갈 수 없다는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재활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다고 해도 바로 선발 투수 자리가 보장된 것이 아니기 때문. 특히 토론토와 계약 기간이 2023년까지인 만큼 시즌 도중 할당 조처로 인한 방출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류현진 토미 존 수술을 맡은 의사의 시선은 다르다. 그는 “류현진의 수술 결정은 잘한 선택이다. 충분히 재기할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는데, “임창용과 류택현 등 류현진보다 많은 나이에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재기한 선수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토미 존 수술이 어떤 것인지는 MLB 구단들이 잘 알 것이다. 류현진이 건강한 몸을 찾았음을 증명한다면 계약에 유리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류현진 옆에서 재활을 돕고 있는 전문 코치는 “재활 과정이 순항 중이다”고 오는 7월 성공적인 복귀를 암시했다. 현재 류현진은 구단으로부터 2주마다 훈련 프로그램을 받고 있는데, 15일 구단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달 타자들을 상대로 실전에서 공을 던질 예정”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류현진이 기존 선발진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토론토 입장에서 막판 분위기 반전을 위한 카드로 류현진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