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가 새 출발 알린 박지성
명장 퍼거슨 보고 느낀 현실
‘이것’ 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한국 축구 최초의 프리미어리그(PL) 선수이자 대표팀의 영원한 캡틴 박지성(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 그런 그가 다른 은퇴 후 감독이 아닌 행정가의 길을 선택한 것에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축구 선수 출신이 은퇴 후 지도자로 전향함에 따라 축구계에 몸담고 있기 때문.
이를 두고 23일 한 인터뷰에서 박지성이 직접 그 이유를 밝혀 눈길이 쏠리고 있다. 과연 그가 행정가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아래에서 알아보자.
명선수가 훌륭한 감독이
되는 것은 아냐


지난 3월 박지성은 아시아축구연맹(AFC) 프로 축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에 선임됨으로써 2027년까지 아시아 클럽 축구의 변혁을 관리 및 감독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위원장 16명 중 한국인은 박지성이 유일한데, 이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자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등에서 활약하며 아시아 축구의 저력을 유럽에 알린 것에 대한 영향이라 볼 수 있다.
AFC는 정가로서의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한 박지성 인터뷰를 공개했는데, 여기서 그는 왜 감독이 아닌 행정가의 길을 걸으려 했는 지에 대해 설명했다. 박지성은 “일반적으로 은퇴 후 감독이 되곤 하는데 내 적성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축구에 계속 몸을 담고 싶어 행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또한 과거 자신의 은사인 거스 히딩크와 알렉스 퍼거슨 등 명장들을 보며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 박지성은 “이들은 특별한 방식으로 선수들과 소통했다. 선수들이 지시를 따르도록 만들 수 있고, 100% 최선을 다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많은 선수 중 11명만 선발로 출전하기 때문에 뛰지 못하는 선수들까지 다 관리해야 한다. 이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고 전했다.
아시아를 벗어나려는 후배에
언어 배워야 한다고 강조



한편 이날 박지성은 행정가를 선택한 이유와 함께 유럽 진출을 하려는 후배 선수들에게도 특급 조언을 남겼다. 그는 “유럽은 잔디나 날씨 등 아시아와 완전히 다르다. 때문에 바로 유럽으로 직행하면 다른 나라에서 생활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 진출하려면 먼저 언어를 배우라는 걸 조언하고 싶다. 영어든 스페인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말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 팀 내의 누구와도 얘기를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럽 진출 당시 자신이 겪었던 고충을 전한 박지성. 그는 “당시 아무도 내게 언어를 배워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네덜란드에는 외국인을 위한 네덜란드어 수업이 있었고 개인적으로 영어도 배웠다”며 “그래서 영국에 갔을 때 선수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문화에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언어 습득은 스스로 해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