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3.1절 기념사 논란
침략 비판 대신 ‘협력‧연대’ 강조
전직 대통령들의 기념사는?
윤석열 대통령 3.1절 기념사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전직 대통령들의 발언까지 재조명된다고 하는데 어떤 이유에서일까.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3.1절 기념사에서 “(3.1 운동) 그로부터 104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3.1 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의제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됐다”고 했다.
일본을 향해 반성과 사과를 촉구하지 않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등 실질적 현안을 언급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또 수출규제 문제에 대한 해법 촉구도 없었다. 일본 침략을 비판하지 않은 거의 유일한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3.1절 기념사가 참으로 충격적이다. 매국노 이완용의 말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혹평했다.
이어 “모두 일제의 강점과 지배를 합리화시키는 식민사관이다. 일제의 식민 지배에 전 국민이 항거한 날,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명시된 숭고한 항쟁의 정신과 건국이념을 부정하는 대통령의 기념사였다”고 힐난했다.
또 윤 대통령이 ‘일본은 협력하는 파트너가 됐다’고 한 데 대해서도 “아직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반성은 없었다. 청산되지 않은 과거사에 대한 해법은 그 어디에도 없는데 이 사실을 윤석열 정부만 필사적으로 모른 척하며 협력 파트너 운운하고 있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과거 전직 대통령들은 3.1절 기념사를 통해 대일 외교의 기조와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보수와 진보를 가릴 것 없이 모두 일본을 향한 과거사 반성 요구가 빠지지 않았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역사의 진실을 외면하지 말라거나, 가해자와 피해자는 천 년이 흘러도 변할 수 없다며 일본의 반성을 촉구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일본 정부를 가해자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들과 달리 일본과의 협력과 연대를 강조한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3.1 운동 정신을 망각하고, 훼손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또다시 죽창을 들고 나섰다”고 맹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