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와 평생을 약속하는 의식, 결혼. 반짝이는 시작에 마음이 설레지만 현실 속에서 결혼 생활을 이어가다 보면 갈등을 겪는 일이 많습니다.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말처럼 관계가 개선되기도 하지만 마음처럼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죠. 멀어진 거리가 좁혀지지 않아 결국 부부는 이혼이라는 선택지를 택하게 되는데요. 과거에 비해 부정적인 인식에 변화가 생기면서 이혼을 택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는데요. 이웃나라 중국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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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부터 급증한 이혼율
최근 ‘코로나 이혼’ 상담 늘어

중국에선 이혼을 하게 되면 이혼증이라는 증명서를 발급합니다. 이를 통해 이혼 유무를 판별하죠. 중국은 2002년을 기점으로 전체 이혼율이 증가했습니다. 2018년 4분기 중국의 이혼신고 부부는 380만 쌍에 달했죠. 베이징은 48.3%에 해당하는 높은 이혼율을 기록했습니다. 이혼율이 빠르게 높아지는 배경 중심에는 경제적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특히 중국 내에선 결혼 조건으로 집이 중요한데요. 감당할 수 없는 집값 이외에도 확대되는 사회적 격차, 육아 비용 부담 등을 부부가 함께 견디지 못해 결국 헤어짐을 택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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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국 매체에 따르면 최근 중국 베이징 이혼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46%가 줄어들었습니다. 정부가 등기소의 근무 시간을 줄이고 외출 및 이동을 제한하며 나타난 결과죠. 하지만 중국 내 로펌들에 의하면 비용을 인상했음에도 이혼 상담으로 로펌을 찾는 부부는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러한 원인이 코로나 사태와 관련이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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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인해 세계 경제가 타격을 받아 실직, 실업이 늘어나면서 위기를 겪게 된 것이죠. 이외에도 외출에 제약이 생겨 집에 갇히며 사소한 문제로 시작되는 갈등 사례도 많았습니다. 쇼핑하는 동안 남편이 마스크를 벗어서, 가사와 육아 분담이 불공평해서 등의 이유로 상담을 요청했죠. 게다가 가족 관계에 스트레스가 쌓일 수 있는 춘절(설) 연휴와 시기가 맞물린 탓도 무시할 수 없었는데요. 실제로 중국에서 이혼율이 가장 높아지는 때는 최대 명절인 춘절 직후와 자녀가 대학 시험을 치른 6월 이후입니다. 이는 홍콩에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을 겪었던 시기에 이혼율이 크게 급증한 현상과 연관성이 있다는 설명도 있었습니다.

중국에만 있는 특이한 이혼 이유
부동산 투기를 위한 위장 이혼

중국에선 이혼 후에도 한 집에 사는 부부를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언급되는 경제적 이유, 성격 차이가 아닌 부동산 투기가 목적입니다. 보통 ‘위장 이혼’이라 불리는데요. 중국 정부에선 주택 보유 현황, 결혼 여부 등에 따라 주택 구매에 제한을 두었습니다. 그 결과 기혼 부부는 집을 여러 채 구매할 수 없었고 매매 시에도 세금을 많이 내야 했죠. 이를 피하기 위해 위장 이혼을 하는 부부가 늘어나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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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016~2017년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에선 이혼을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섰고 난징 가오신구의 한 마을에선 160쌍의 부부가 단체 이혼을 하는 기이한 광경까지 보였죠. 이들은 이혼 후 새 집을 매매하고 재결합하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단기간 동안 이혼율과 혼인율에 큰 변수로 작용하였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가정을 지키기보단 부동산 투기, 부의 축적에 집중하는 중국인의 특성이 반영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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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전 3개월간의 냉정기 판결
황당한 대책까지, 이혼 고시 등장

중국 정부에선 최근 몇 년간 급증하는 이혼율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대책을 제시했습니다. 2017년, 일부 지방정부에선 3개월간의 이혼 숙려기간을 도입했죠. ‘냉정기’로 표현되는 해당 기간에는 이혼을 언급할 수 없습니다. 급한 성격의 젊은 부부가 충동적으로 이혼을 택하는 상황을 막기 위함이었는데요. 실제로 냉정기를 도입한 상하이 징안구에서는 이혼 소송 67건 중 27건이 소송을 취하하는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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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장쑤성과 쓰촨성 등 중국의 일부 지방에서는 ‘이혼 고시’라는 시험 제도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는데요. 이혼을 위해선 지방 정부, 해당 지역 인민법원이 출제하는 테스트를 거쳐야 했습니다. 결혼기념일, 배우자의 생일, 결혼에 대한 생각 등을 묻는 시험에서 100점 만점에 60점 이하 점수를 받아야 이혼 절차를 밟을 수 있죠. 점수가 높더라도 일부 지역에선 부부간 애정에 문제가 있다 판단되면 이혼이 가능했는데요. 중국 현지에선 “현실성 없는 황당한 대책이다.”라며 그 효과 역시 미미하단 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고령화 가속화·저출산 고민 깊어
코로나로 이혼 위기 겪는 전 세계

중국은 몇 년 사이에 급등한 이혼율과 함께 하락하고 있는 혼인율의 영향으로 고민이 깊습니다. 고령화, 저출산 문제가 심화되고 있지만 젊은 세대에선 되려 비혼을 선언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웨이보에 ‘질 낮은 결혼보다 우아한 독신이 낫다’ 등의 확고한 신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이를 문제 삼기보단 경제력, 독립성이 향상되며 혼인에 대한 의식이 선진화되고 있는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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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전 세계 가정해체 위기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자가격리 등으로 좁은 공간에 갇히게 된 가족 구성원 사이에 갈등이 이혼, 가정 폭력으로 확산되죠. 미국, 영국, 터키 등의 국가에선 이러한 확산이 이혼 관련 분쟁 문의 건수, 이혼에 관한 검색량 등의 수치로 나타났는데요. 코로나 사태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경우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기간에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을 지양하고 답답한 공간 내에서 부부간 갈등 해소를 위해 존중, 이해가 필수라며 갈등 방지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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