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낭만적인 사랑을 꿈꾼다거나, 현실과는 동떨어진 연애만을 일삼는 사람을 두고서 흔히 ‘연애를 글로 배웠다’는 말을 사용하곤 합니다. 오늘의 주인공 역시 비슷한 케이스인데요. 살짝 다른점이 있다면 연애를 ‘글’이 아닌 ‘영화’로 배웠다는 점이겠습니다. 영화 같은 사랑을 꿈꾸는 주인공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여자친구의 사연을 함께 만나보실까요?

영화 동아리에서 첫 만남,
연애도 영화처럼 시작 ♥

오늘 사연자 A 씨는 평범한 직장인 여성입니다. 평소 감수성이 풍부한 그녀는 촉촉한 스토리의 책과 영화를 찾아 보는 것을 취미로 삼고 있었죠. 그렇기에 지금의 남자친구 역시 대학 시절 몸담았던 영화 감상 동아리에서 만나게 되었죠.

영화 동아리의 부장이었던 남자친구는 그 직함에 걸맞게 영화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요. 그렇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로맨스 영화의 남자 주인공처럼 로맨틱한 모습이 돋보였죠. 실제로 남자친구는 <내 머릿속의 지우개>에 나오는 명장면을 오마주하여 A 씨에게 고백을 했는데요. 조용한 술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다 “이거 마시면 사귀는거다”라는 말을 남겨 A 씨를 ‘심쿵’하게 만들었죠.

출근길 갑자기 강원도행
‘영화를 너무 감명 깊게 봐서…’

로맨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시작된 두 사람의 연애는 대학을 졸업하고, 번듯한 직장에 취직하고 나서도 이어졌는데요. 직장생활에 천천히 적응해갈 때 쯤, 남자친구는 어느 출근길 아침, A 씨의 집 앞으로 렌트카를 끌고 찾아와 A 씨를 데리고 훌쩍 강원도로 떠났습니다.

A 씨는 회사 대신 강원도로 향하는 남자친구에게 이게 무슨 짓이냐며 따졌는데요. 그는 “사실 어제 <이터널 선샤인>을 감명 깊게 봤어. 영화 속 주인공처럼 그냥 한번 훌쩍 떠나보고 싶었어”라는 황당한 대답을 내놓았죠. 이후 A 씨와 그녀의 남자친구는 무단 결근으로 인해 사이좋게 직장에서 잘렸습니다. 하지만 그때가지만 해도 A 씨는 촉촉한 감성의 자신과 남자친구가 쿵짝이 잘 맞는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흥미 식은 A 씨
여전히 영화 같은 삶 원하는 남친

그러나 새로운 직장을 구하고, 사회의 쓴맛을 보며 A 씨는 점점 영화는 영화일 뿐, 실제 나의 삶이 영화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서서히 깨달았습니다. 달콤한 낭만을 추구하기엔 내 집 마련조차 쉽지 않은 현실이 너무도 차가웠기 때문이죠. 이에 A 씨는 점점 영화에 대한 흥미가 식어가기 시작했는데요. 대신 주식이나 제테크 등 현실적인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A 씨와는 달리 남자친구는 여전히 영화에 살고 영화에 죽는 낭만주의자였죠. 실제로 남자친구는 A 씨에게 결혼하자며 영화 <러브 액츄얼리>의 명장면을 따라한 프러포즈를 하기도 했습니다. A 씨는 망설임 끝에 프러포즈를 승낙했지만, A 씨의 부모님이 과거 A 씨를 직장에서 잘리게 한 그를 마음에 들어할 리 없었죠.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히자 A 씨는 남자친구에게 결혼을 조금 더 생각해보자고 했는데요. 그러자 남자친구는 영화 <노트북>의 주인공처럼 집을 나가서 나랑 같이 살자는 터무니없는 말을 늘어놓기에 이르렀죠.

간 기증이 필요하다더니
알고 보니 거짓말

허무맹랑한 소리에 지친 A 씨는 결국 남자친구에게 잠시 시간을 갖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습니다. 오랜 시간 사귀어온 만큼 그를 너무도 사랑했기에 차마 이별을 선언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남자친구는 어렵게 입을 열며 “사실 내가 간이 좋지 않아 기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라는 폭탄발언을 했습니다. A 씨는 아픈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에 미안함을 느끼곤 눈물을 흘렸는데요. 이후 그녀는 남자친구에게 더욱 헌신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렇게 두달 여의 시간이 흐른 뒤, A 씨는 우연히 남자친구가 친구들과 모여 술을 마시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간이 좋지 않아 술은 절대 입에도 대면 안 된다던 그의 말과는 전혀 딴판인 모습에 A 씨는 당장 그에게 다가가 따져 물었는데요. 그제서야 남자친구는 “사실 <국화꽃 향기>에서처럼 죽음도 갈라 놓을 수 없는 사랑을 느끼고 싶어서 거짓말 한 거다”라고 털어놓으며 A 씨를 황당하게 만들었습니다.

A 씨는 남자친구의 충격적인 고백을 들은 이후 배신감에 그의 모든 연락을 차단하고 이별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중인데요. A 씨는 어디에 말하기도 창피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자친구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영화 때문에 아프다고 거짓말 한 건 너무 하드코어다”, “이건 영화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냥 정신병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죠. “대학시절부터 오랜 시간 함께해온 남자친구, 아직도 너무 사랑하는데 이젠 정말 헤어지는 것이 맞을까요?”라며 고민중인 A 씨,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