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자금 흐름 정황 포착
김앤장에 90억가량 송금
폭락사태 대비 자문비 추정

출처 : Coinage
출처 : Bloomberg

지난해 5월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장본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사태가 발생하기 전 외국으로 도주했다가 지난달 유럽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됐다. 국내 송환 여부를 앞둔 상황에서 검찰은 권 대표가 범죄수익을 숨긴 것 같은 정황을 포착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최근 권도형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다 수십억 원이 국내 로펌으로 흘러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5대 로펌 중 하나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이하 김앤장)에 총 90억 원을 보냈다고.

권도형은 작년 5월 테라·루나 폭락을 전후해 수개월에 걸쳐 김앤장으로 거액을 송금했다고 한다. 권도형은 송금 사유를 정확히 말하진 않았지만, 검찰은 “권도형이 폭락 사태가 일어난다는 걸 예상하고 법률 대응을 준비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출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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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김앤장으로 흘러 들어간 돈이 통상적인 자문료보다 많다는 점에 주목하고 송금 사유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100억 원이 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권도형이 향후 장기간 이어질 소송전 등에 대비해 미리 코인을 현금화해 빼돌린 것은 아닌지도 염두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의혹이 김앤장은 우선 반박 입장을 냈다. 김앤장은 “개별 사안에 관해 확인하기 어렵다”며 “정상적인 변론 활동에 따라 적법하게 자문료를 지급받은 것”이라 설명했다. 실제 업계 후문에 따르면 김앤장 같은 경우 사건 하나에 자문료로 10억 원을 제시하는 일도 있다고 한다.

검찰은 권도형의 김앤장 송금에 앞서 국내외 재산을 묶어두는 절차를 진행했다. 현재 법원 심리 중인 권도형의 재산 규모는 71억 원 정도로, 범죄로 얻은 것으로 의심되는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법원에 기소 전 추징 보전을 청구한 것이다. 이에 따라 김앤장에 건넨 90억 원도 추징 보전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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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권도형은 몬테네그로에 구금 중이다. 몬테네그로는 권도형을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현지에서 수사가 끝나야 권도형이 국내로 데려올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지만, 미국과 싱가포르도 권도형의 송환을 놓고 다투고 있어 한국으로 올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한편 테라·루나 사태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테라가 달러화와의 페깅(가치 고정)이 끊어지면서 테라의 가격을 지지해 주던 자매 코인 루나의 가격도 연쇄 폭락한 사건이다. 한때 시가총액만 50조 원이 넘어섰던 대형 코인들이 연쇄 급락했고, 피해자만 28만 명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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