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원, 5·18 유족에 사과
“전두환은 죄인”
5·18 묘역 최초 참배

출처 : MBC 뉴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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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는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무력 진압에 대한 사과 없이 사망했다. 그로부터 43년 뒤,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 씨는 할아버지의 죄를 대신 뉘우친다며 광주로 향했고, 그곳에서 벌어진 그의 행보에 모두가 놀랐다.

지난달 30일, 마약 혐의로 조사를 마치고 곧장 광주행을 택한 전우원 씨는 다음 날부터 5·18 민주화운동 단체와 만나는 일정을 수행했다. 31일 아침이 되자 그는 광주 서구 5·18 기념문화센터 리셉션 홀에서 5·18 유족·피해자들과 만났다.

출처 : 뉴스1
출처 : MBC 뉴스

전우원은 이 자리에서 “전두환 씨는 5·18 앞에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이라며 “민주주의의 발전을 도모하지 못하고 오히려 민주주의가 역으로 흐르게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용기로 군부독재에 맞서다 고통을 당한 광주 시민께 가족들을 대신해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며 “더 일찍 사죄의 말씀을 드리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강조했다.

유족·피해자와의 만남을 마친 전우원은 5·18 당시 가족을 잃은 오월 어머니들 앞에서 무릎 꿇고 큰절하기도 했다. 오월 어머니들도 울먹이며 “용기를 내줘서 고맙다”며 전 씨를 꼭 안거나 손을 붙잡았다.

이어 전우원은 국립 5·18 민주묘지로 향해 묘역에 참배했다. 이로써 전두환 일가 구성원 가운데 5·18 사죄와 묘역 참배를 한 것은 전우원이 처음이다. 그는 5·18 최초 사망자인 고(故) 김경철 열사의 묘역을 시작으로 초등학교 4학년 희생자인 고(故) 전재수 군, 시신조차 찾지 못한 행방불명자와 이름 없는 무명열사 묘역까지 차례로 참배했다.

출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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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참배하던 중 자신이 입고 있던 겉옷으로 희생자의 묘비를 닦기도 했다. 옷이 상하는 것은 안중에도 없는 듯 몇 번씩 닦으며 고개를 숙였다. 이를 뒤에서 지켜보던 유가족과 광주 시민들은 눈물을 흘렸다.

참배까지 마친 전우원은 “저 같은 죄인에게 소중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너무 늦게 와서 죄송하고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전우원의 행보를 지켜본 누리꾼들은 “감당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폭로하고 사죄하기 정말 쉽지 않았을 텐데. 큰 용기를 낸 전우원을 응원합니다”, “전두환 가족이 사과하는 날도 오는구나”, “전우원을 시작으로 남은 전두환 가족도 진심으로 사과하길”, “우리나라 현대사에 또 새로 적힐 사건이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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