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올림픽 마지막 금메달
심판 매수설에 시달려 은퇴
지도자로서 진짜 금메달 딸 것

출처 : thetimes

1988 서울 올림픽에서 혜성같이 등장해 정상까지 맛봤던 전 복싱 국가대표 박시헌(58). 그러나 이듬해 갑작스러운 은퇴를 선언해 이목을 끌었는데, 당시 그의 나이가 고작 23살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시헌 이후 한국 복싱은 올림픽에서 28년간 금메달을 따지 못하고 있는 상황.  

그래서일까? 운동선수에게 전성기라 할 수 있는 나이에 너무 빨리 은퇴한 그에 대한 그리움이 생겨나기까지 한다. 하지만 금메달을 목에 걸던 순간의 박시헌에게 있었던 일을 알게 된다면, 그가 은퇴할 수밖에 없던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

환영받아야 할 순간에
비난으로 얼룩져

출처 : 박시헌 선수
출처 : codesports

박시헌은 1985년과 1987년에 열린 아시아 선수권에서 복싱 남자 라이트미들급(71kg이하급)을 제패하며, 아시아권 중량급 최강자로 우뚝 섰다. 이에 힘입어 1988 서울 올림픽에서도 세계적인 선수를 상대로 승전했는데, 박시헌은 결승에서 만난 미국의 로이 존스를 판정승 끝 금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경기 후 박시헌은 환영보다는 비난에 시달리며 숨어 지내야 했다. 로이 존스 측이 심판 매수설을 주장하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재심을 요구한 것이 문제의 시초가 됐다. 외신들은 박시헌이 “홈 텃세 덕에 금메달을 땄다”고 비난한 것은 물론 로이 존스를 서울 올림픽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곤 했다.

국내에서도 박시헌을 향해 “억지 금메달”, “국민 망신”, “서울 올림픽의 최대 오점” 등의 표현을 써가며 비난한 것. 이후 IOC는 로이 존스 측의 재심에 대해 “판정을 재고할 만한 명백한 증거가 없다”라고 판정에 대한 논란을 일축했지만, 이미 박시헌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고 링을 떠난 뒤였다.  

복싱에 대한 미련 남아
지도자로 재기

출처 : spotvnews
출처 : apnews
출처 : korea.net

이처럼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이가 한 명도 없었던 박시헌은 사람을 만나기 힘든 대인기피증까지 시달려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다시 일으킨 것은 다름 아닌 ‘복싱’이었던 것. 2002년 부산 아시아 경기에서는 남자 복싱 국가대표 코치를 맡아 금메달 3개를 획득하는 데 이어 2013년에는 감독으로 팀을 지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가슴 속 깊은 곳에는 풀지 못한 응어리가 있다. 이에 박시헌은 “떳떳하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는 불명예를 씻어내기 위해 내 손으로 ‘진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만들어 명예를 회복할 때까지 지도자 생활을 이어갈 것이다”고 다짐을 전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지역 소식 랭킹 뉴스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