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연, ‘닥터 차정숙’ 비하인드 전해
엄정화가 이서연 감정 몰입 도와줘
“현실과 드라마 넘어 따뜻하게 안아줬다”
배우 이서연이 지난 4일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한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에 출연한 시간을 돌아봤다.
이서연은 ‘닥터 차정숙’에서 차정숙(엄정화)과 서인호(김병철)의 딸 서이랑을 연기했다.
서이랑은 의대에 간다고 알고 있는 아빠 몰래 미대 입시를 준비 중인 인물이다. 전개 초기엔 엄마인 차정숙에게 이기적인 태도로 시청자들에게 눈초리를 받았지만, 드라마가 전개될수록 통쾌한 모습을 보여주며 재평가받기도 했다.
극 중 이서연은 가족에게 닥친 위기 속 심리 변화를 겪는 서이랑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호평받았다.
앞서 ‘닥터 차정숙’에서 악덕 시어머니 역할로 등장했던 배우 박준금이 엄정화와 관련된 촬영장 비화를 전한 바 있다. 미술을 반대하는 서인호 때문에 서이랑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이서연이 눈물 연기에 어려움을 겪자, 엄정화가 꼭 안아줬다는 것.
이에 관련해 이서연은 “너무너무 잘하고 싶은 신이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서연은 “이랑이가 아빠한테 당당하게 나갈 수 있는 전환점이었다. 바로 오케이가 났던 신이었는데, ‘한 번 더 가도 될까요’라고 물어봐도 될지 고민했었다”라고 말했다.
그때 엄정화가 ‘네가 배우인데, 애정을 갖고 하면 죄송한 건 한순간이지 민폐가 아니다. 한 번 더 하고 싶으면 말씀드려도 괜찮다’라고 해줬던 말이 생각났다고.
“데뷔하고 처음으로 ‘한 번만 다시 해도 될까요?’라고 물었다. 제작진분들 배려로 다시 촬영했는데, 눈물이 안 떨어지더라.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던 것 같다”라고 힘들었던 그때 상황을 떠올렸다.
이서연은 “눈물은 그렁그렁한데, 떨어지지가 않았다. 정말 숨소리 하나 나지 않고 모두 저만 바라보는 상황에서 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주저앉으며 ‘죄송하다. 지금 눈물이 안 나온다. 안될 것 같다’라고 말씀드렸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엄정화 선배님께서 계속 지켜보시다가 갑자기 일어서시면서 ‘아니야 이랑아, 괜찮아. 할 수 있어. 여러 번 더 해도 돼’라고 저를 안아주시는데 그때 감정이 확 올라왔다”라고 밝혔다.
이어진 촬영에서 이서연은 눈물을 흘리는 데 성공했다. 압박감으로 눈물 연기를 힘들어하던 이서연에게 엄정화가 안아주며 감정 몰입을 도와줬던 것.
“선배님이 현실과 그 드라마의 경계를 넘어서 저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느낌이 들면서 긴장이 탁 풀리고 눈물이 났었다”라며 존재감만으로도 큰 힘이 됐던 엄정화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서연은 2016년 영화 ‘우리들’로 스크린에 데뷔했고 이후 아역배우로 활동했다. ‘왕은 사랑한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봄이 오나 봄’ 등에 출연했다.
2020년 ‘연애혁명’ 이후 약 2년 만에 ‘닥터 차정숙’으로 돌아온 이서연. 작품을 통해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연기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