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붙’ 공장 세우려던 전 직원
삼성전자 반도체 분야 임원 출신
SK하이닉스 인력도 빼내가

출처 : 뉴스1 / 삼성전자
출처 : 뉴스1

기술 유출은 우리나라 관련 산업의 붕괴를 유발하고 국가경쟁력을 위협하는 심각한 범죄다. 기업과 나라는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가하지만, 유출은 매년 번번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통째로 복사한 반도체 공장을 중국에 설립하려는 사람이 붙잡혀 충격을 안겼는데, 다름 아닌 삼성전자 전 직원이라고 한다.

지난 12일 수원지검은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전 삼성전자 상무 A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가 설립한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 직원 5명과 설계 도면을 훔친 삼성전자 협력업체 직원 등 6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출처 : 기획재정부
출처 : 삼성전자

A씨는 삼성전자에서 18년 동안 근무하며 반도체 분야 임원을 맡았다고 한다. 능력을 인정받아 SK하이닉스로 자리를 옮겨 부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렇게 국내 반도체산업 핵심 인물이었던 A씨는 중국에 반도체 제조 공장을 설립한 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인력 200여 명을 고용했다. 그리고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BED(Basic Engineering Data)와 공정 배치도, 설계도면 등을 부정 취득·부정 사용했다.

반도체 공장 BED는 반도체 제조가 이뤄지는 공간에 불순물이 존재하지 않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기 위한 기술이고, 공정 배치도는 반도체 생산을 위한 핵심 8대 공정의 배치, 면적 등 정보가 기재된 도면이다.

두 가지는 30나노 이하급 D램 및 낸드플래시를 제조하는 반도체 공정 기술로,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한다.  A씨는 이를 토대로 중국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불과 1.5km 떨어진 곳에 복제판 공장을 지으려고 했다.

출처 : 뉴스1
출처 : 삼성전자

다행히 A씨가 대만 전자제품 생산 업체와 약정한 8조 원 투자가 불발되면서 공장이 실제로 건설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기술 유출로 삼성전자가 본 피해는 최소 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관련 인물이 저지른 유출 범죄는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 1월 검찰은 세메스 전 연구원과 기술 유출 브로커 등을 구속 기소했다. 세메스는 삼성전자의 핵심 자회사로, 이재용 회장이 직접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한 바 있다.

당시 기소된 연구원은 정부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한 ‘초임계 반도체 세정 장비’ 기술을 중국에 빼돌렸다. 다행히 기술 장비에 대한 실제 납품은 한 대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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