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 운전기사가 의료진?
부상자는 선수 생명 위태
협회는 이렇게 말했다고

부상-고교야구
출처 : KBS뉴스
부상-고교야구
출처 : KBS 뉴스

부상 선수를 방치한 스포츠 협회가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2일 성남시 탄천 야구장에서 진영고와 부천고의 고교야구 주말 리그 경기가 열린 가운데 6회말 진영고 수비 상황에서 유격수와 좌익수가 타구를 처리하다 충돌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큰 충돌로 인해 두 선수는 통증을 호소하며 일어서지 못했고, 그중 한 선수는 안면 강타로 인해 피를 흘리며 누워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들이 곧바로 병원에 이송된 것이 아닌 의료진 없이 무려 20분 동안 경기장에 방치된 것. 현장에는 구급차만 덩그러니 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두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황당한 궤변까지 늘어놓았는데, 과연 무엇이라고 말했는지 알아보자.

첫 선발 경기에서 큰 부상
의료진 없어 피만 닦아내

부상-고교야구
출처 : KBS 뉴스
출처 : KBS 뉴스

KBS 취재진에 따르면 피를 흘리며 쓰러진 고교야구 A선수는 안구 골절 등 얼굴 부위 일곱 부위가 골절됐고, 치아 5개가 부러지는 등 선수 생활이 불분명할 정도로 크게 다쳤다. 이런 A선수를 초동 조치한 것은 구급차 운전기사가 흐르는 피를 닦은 것과 진영고 체육 교사인 야구부장이 그의 머리를 드는 등의 행위가 다였다.

진영고 관계자는 “처음에 다친 학생이 그라운드에 누운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놀라서 달려가 보니 약간의 경련을 하고 있었다”며 “의식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입안에 피가 나고 있어 호흡을 힘들어했다. 부러진 치아가 입 안에 남아 있어 절대 삼키지 말라고 주의시켰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알고 보니 부러진 치아마저 A군의 부친이 그라운드를 돌아다니며 찾아 나서야 했는데, 결국 부러진 3개는 찾지 못했다.

당시 현장을 찾은 관객은 “선수가 크게 다쳤는데 구장 내 의료진을 찾을 수 없었다. 경련까지 하는 선수를 두고 5분 여를 우왕좌왕하다가 관중석을 향해 119 신고 요청을 하더라”고 밝혔다. A군의 가족이 전한 말은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는데, 고교야구 첫 선발 경기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암담하다는 심경을 밝혔기 때문이다.

인력 부족 알렸다는 병원
거짓 정보라는 협회

출처 : KBS뉴스
출처 : KBS 뉴스
출처 : SBS 뉴스

그렇다면 고교야구에서 이런 사고가 왜 벌어진 것일까. 문화체육관광부가 배포한 스포츠 행사 안전 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고교야구 주말 리그 경기장에서는 의사와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전문인 1명이 반드시 배치돼야 하기에, KBSA는 하루 4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고교야구 주말 리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 KBSA가 공동 주최하는 대회인 만큼 어린 선수들의 진학과 프로 진출 등이 달린 중요한 경기 중 하나이다.

KBSA는 “아침 전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감독관이 경기 시작 전 구급차 배치를 확인했다. 다만 매뉴얼 상 인원이 몇 명인지 확인은 없었다”며 “해당 구급차 운전기사가 구조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다고 거짓 정보를 말했다”고 황당한 주장을 했다. 그러자 구급차를 파견한 병원 측 관계자는 “병원 이송 지연 상황에 대해선 착오가 있었다. 그러나 이날 인력 부족으로 인해 협회에 파견이 어렵다고 말했고, 협회는 무조건 나와달라고 했다”고 해명한 것.

이에 KBSA는 “병원과 통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인력 부족 이야기는 처음 듣는 일이다. 전화에서 파견 여부에 대해 확인한 것뿐이다”라고 반박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소통 문제가 이번 일을 초래한 셈. 이를 본 야구 팬들은 “경기 중 심정지가 왔음에도 방치돼 식물인간이 됐던 임수혁 사건을 벌써 잊었나”라며 여전히 미흡한 응급 대처에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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