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인정한 소트니코바
김연아 금메달 격상 여부는?
IOC는 재조사 아닌 회피 중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를 제치고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을 차지했던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당시 석연치 않은 판정이 제기되며 많은 국내 빙상팬들의 분노를 산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소트니코바가 충격적인 발언을 늘어놓은 것.
그 정체는 다름 아닌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사실을 밝힌 것인데, 이후 올림픽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체가 문제 제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를 넘어 전 세계 빙상팬들이 김연아가 빼앗긴 금메달을 되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9년 만에 도핑 결과에
입 열은 소트니코바
6일 러시아의 인플루언서인 릴리아 아브라모바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소트니코바.
그녀는 “소치 동계 올림픽이 열린 2014년 도핑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라고 깜짝 고백했다.
이어 “이 때문에 재차 도핑 검사를 받아야 했다”라며 “다행히 두 번째 샘플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징계는 받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트니코바 발언은 빠르게 후폭풍을 일으켰는데, 두 번째 검사에서 통과했다고 하더라도 첫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것은 그가 약물 투여를 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이유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소트니코바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의 조직적인 약물 투여 실태를 조사하던 2016년에 도핑 의혹을 받기도 했다.
장미란 때보다 흐른 시간
결국 IOC 의지에 달렸다
소트니코바 발언이 논란을 점화시킨 다음날 영국 매체 ‘인사이드 더 게임즈’는 “소트니코바가 도핑 검사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본 매체는 IOC와 국제빙상연맹(ISU)에 이와 관련해 입장을 요구했다”라고 보도한 것.
이에 소트니코바의 약물 인정 영상은 삭제됐고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연맹 사무총장은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라고 극구 부인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이와 관련해 도핑 결과를 관리하는 기관은 IOC라며 입장 표명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
만약 IOC의 재조사를 통해 소트니코바 약물 복용 사실이 인정된다면 은메달에 그쳤던 김연아가 금메달로 격상될 수 있을까? 이러한 기대는 지난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여자 역도 최중량급(75kg 이상)에서 4위를 차지했던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4년 뒤 밝혀진 도핑 검사 결과에 동메달 수상자로 변경된 바 있기 때문.
하지만 장미란과 달리 김연아의 메달이 바뀔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미 10년 가까이 흐른 가운데 소트니코바의 도핑 검사 관련 시료가 남아 있을 확률이 낮다. 특히 이 같은 결과를 뒤집기 위해서는 IOC와 ISU가 적극적으로 재조사에 나서야 하는데, 현재 진실이 아닌 회피를 선택한 이들이 과연 재조사에 돌입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