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우승한 흥국생명
기록으로 본 월드클래스
김연경의 뼈 있는 우승 소감
흥국생명이 무려 15년 만에 V리그 여자부 정규 리그 1위를 확정했다. 이는 15일 경기도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3시즌 IBK기업은행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승을 거두며, 승점 79점(26승 9패)을 따냈기 때문. 이에 남은 경기와 무관하게 2위 현대건설을 따돌린 채 1위를 확정했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4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확보하게 됐는데, 이 기세를 몰아 구단의 5번째 우승이자 4번째 통합 우승을 노리고 있다. 이번 흥국생명의 활약상은 올 시즌 V리그에 복귀한 ‘배구여제’ 김연경의 역할이 단연 컸는데, 그는 IBK기업은행전이 끝난 뒤 팀이 1위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혀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조기 우승 확정에는
김연경 리더십이 큰 힘
정규리그 1세트를 남겨둔 상황에서 조기 1위가 확실시되는 순간 모두의 시선은 김연경에게 쏠렸다. 지난 시즌 6위에 그쳤던 흥국생명이 불과 1년 만에 달라진 모습으로 정상에 올랐기 때문인데, 이는 오랜 해외 생활을 마무리한 뒤 올해 친정팀에 복귀한 김연경 효과라 볼 수 있다.
35세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월드클래스 실력을 뽐냈는데, 이번 시즌 1333개 공격을 퍼 부은 것은 물론 공격 효율 및 성공률은 각각 37.3%, 45.76%로 리그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공격뿐 안이라 수비에서도 뛰어난 면모를 자랑했는데, 리시브 효율 역시 46.8%로 리그 전체 9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김연경을 등에 업고도 초반 위기를 맞이하곤 했는데, 2위로 순항하던 중 구단이 돌연 권순찬 감독을 경질해 팀의 분위기가 한순간 무너진 바 있다. 당시 김연경은 팀을 대표해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동료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도맡아 팀이 흔들리지 않도록 한 것이다.
1위 확정되자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권순찬 감독
이처럼 이번 흥국생명의 정규 리그 우승은 김연경이 만든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1위를 확정한 것에 대해 그는 “개막 전엔 1등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의문이 많았다. KOVO컵과 정규 시즌 초반 잘했지만, 분명히 고비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 2위를 수성하며 승점 관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인물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는데, 다름 아닌 권순찬 감독이었던 것.
김연경은 “권순찬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감독님이 덕분에 비시즌부터 잘 준비할 수 있었고, 그렇게 만들어 주셔서 이런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감독님이 경질되고 누구보다 힘들어했는데, 모두가 버티고 힘든 순간을 잘 이겨낼 수 있었다”고 권순찬 감독의 이름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제 챔프전에 상대할 한 팀만 준비하면 된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