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에 무릎 꿇은 서울
책임 지는 이는 없어
K리그 신뢰만 깨진 셈

오심
출처 : 한국 프로 축구 연맹

FC서울은 지난 26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시즌 9라운드에서 강원FC를 상대로 2-3 패했다. 이로써 강원은 시즌 첫 승을 챙기게 됐다. 그런데 이긴 것에 기뻐해야 할 강원은 오히려 찜찜한 상황에 처했다.

이날 경기 후반 추가 시간 서울은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지만, 채상협 심판의 휘슬이 애석하게도 골망을 흔들기 직전 울렸기 때문이다. 이에 골 득점이 인정되지 않으며 비디오 판독(VAR) 대상 자체도 안 됐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 같은 오심 논란을 해결할 KFA 심판위원장은 공백 상태라는 것이다.

슛 순간 호루라기
VAR 확인도 못 해

출처 : 강원FC
출처 : MBC 뉴스

강원은 서울전에서 첫 승에 대한 절박함을 안고 처절한 경기를 선보였다. 이정협의 부상과 외국인 선수 디노의 부진으로 올 시즌 결정력이 저조한 상황에 최용수 강원 감독은 최근 2002년생 공격수 박상혁을 기용했고, 그 결과 올해 강원의 첫 필드골이 나왔다. 또한 팀의 최고참 이웅희가 7년 만에 결승골을 터트리자, 경기가 끝난 뒤 최용수 감독은 “지도자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승리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채상협 심판의 판정 하나로 경기의 가치는 떨어졌다. 문제의 사건은 후반 추가시간이 모두 끝나갈 무렵 서울이 얻은 코너킥이다. 서울은 3-2로 뒤처지고 있던 만큼 동점골을 터트릴 마지막 기회를 얻은 것. 이에 기성용이 올린 코너킥을 김주성이 헤더로 연결했고, 골문으로 빨려들어가던 슈팅을 한국영이 머리로 걷어냈다. 이후 강원 골문 앞은 그야말로 치열한 공중볼 경합이 이어졌는데, 흘러나온 공을 팔로세비치가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으나,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공중볼 경합 과정에 서민우가 넘어졌는데, 채상협 주심은 이를 김진야가 낚아챈 것으로 보고 파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결정적인 상황에 먼저 경기를 끊어버린 셈인데, 당시 영상을 살펴보면 경기를 중단시킬 만한 상황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만약 휘슬을 먼저 불지 않았을 경우 VAR대상이 될 수 있었지만, 이 마저도 해당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서울은 명백한 오심으로 인해 억울한 승점 1점을 뺏겼다.

KFA는 오심 대응에 늦장
심판위원장 부재 때문

출처 : 뉴스1
출처 : 한국 프로 축구 연맹
출처 : 한국 프로 축구 연맹

그렇다면 대한 축구 협회(KFA) 심판위원장은 이 상황을 어떻게 봤을까. 심판위원장은 국내에서 열리는 모든 공식 경기의 심판 선발, 평가, 교육 배정을 총괄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데, 문제는 이를 수행할 심판위원장이 공석이라는 것이다. 지난 1월 김동진 심판을 심판위원장으로 선임한 바 있지만, 4월 초 승부조작 선수를 포함한 대규모 사면 파문으로 부회장단과 이사진이 사퇴할 때 김동진 심판 역시 물러났다.

이후 KFA는 새로 심판위원장을 선임하지 않아 심판위원들이 해당 업무를 보고 있다. 리더십 부재는 이번 오심 논란에 빠른 조치를 하지 못하는 결과를 냈다. 국내 언론에서 채상협 주심의 오심과 관련해 보도가 쏟아진 뒤에야 VAR 분석을 통해 오심을 인정한 것이다. 이러한 늦장 대응은 최근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는 K리그에 물을 끼얹은 것은 물론 팬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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